소송 패소 “합천군 책임 커”…300억 원 물어줄 판

[KBS 창원] [앵커]

시행사 대표의 거액 횡령으로 중단된 합천 호텔 사업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 합천군이 패소했습니다.

군 예산을 투입해 300억 원을 물어 줄 상황이 되며 책임 소재를 두고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합천군의 590억 원대 호텔 신축 사업권을 따낸 민간 시행사.

시행사 대표가 대출금 250억 원을 들고 잠적해 사업은 2년만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횡령한 돈과 공사비 280여 억원을 누가 갚아야하는지가 최대 쟁점이 됐습니다.

합천군은 대주단과 금융기관이 자금을 잘못 관리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윤철/합천군수/지난해 6월 : "돈이 인출되는 과정에서 합천군에 통보하거나, 합천군의 승인을 받거나 시스템이 작동이 안 되게 되어 있더라고요. 협약서에."]

1년 2개월 만에 1심 재판부는 합천군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지연이자까지 더한 310억 원을 합천군이 오롯이 부담해야한다는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합천군과 시행사의 실시협약에 따라 합천군이 전액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 확실하고, 금액을 감액할 사유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가 된 실시 협약서입니다.

사업이 잘못돼 대체 사업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출 원리금을 합천군이 대주단에 손해배상 해야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상계 또는 공제 없이' 라는 표현까지 들어가, 대주단이나 금융기관의 귀책 사유가 면제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합천군은 청사 신축 기금 310억 원을 대출금을 갚는 데 우선 쓰기로 했습니다.

법적 논리를 보완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합천군.

실체 없는 호텔 사업에 수백억 원의 혈세 투입이 가시화되면서 계약을 한 합천군과 이를 감시하지 못한 군의회에 지역사회 비판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박기원 기자 (pra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