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미끼 담은 국제문자 전송 485억 범죄수익

6개 업체 20명 검거…“카드 배송기사 가장한 전화도 조심”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미끼 문자나 도박사이트 광고를 담은 불법 국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발송한 문자메시지는 28억건이 넘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15년부터 지난달까지 보이스피싱 조직 등의 의뢰를 받아 국제 발신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전송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6개 업체를 단속해 20명을 검거하고 이 중 업체 대표 A씨(39) 등 3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해외 통신사를 통해 국내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 문자메시지 전송을 의뢰받아 건당 14~20원을 받고 대량 전송했다.

이들이 의뢰받은 문자메시지는 해외 카드 결제, 도박·성매매 광고, 건강검진 보고서, 경조사 안내 등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끼로 보낸 내용이 많았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무등록 상태에서 해외 통신사를 거쳐 문자를 전송하는 수법으로 정부의 각종 규제를 피했다. A씨가 운영한 업체의 경우 2015년부터 지난달 검거될 때까지 전송한 불법 국제문자가 약 22억건에 달했다. 이들이 거둔 범죄 수익은 390억원에 육박했다. 이번에 단속된 6개 업체의 문자 발송량은 약 28억5000만건, 범죄수익은 총 485억5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전속결 빠른 발송’ ‘해외 대량 문자’ 등 광고로 보이스피싱 조직 등을 고객으로 유치해왔다.

경찰은 이런 문자메시지로 피해자가 전화를 걸도록 유도한 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범행이 지난해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파악하고 국제문자 발신 업체들을 상대로 지난 1월부터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배송 기사 등으로 속여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범행도 이뤄지고 있으니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