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성폭행 혐의로 드라마 하차…소속사 측, 손배소 제기
항소심, 1심 뒤집고 소속사 손…“강씨 범행, 사적영역”

방송에 공개된 배우 강지환씨 자택 내 모습(오른쪽). 연합뉴스·MBC 방송화면 갈무리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7)씨가 전 소속사에 약 3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1부(김제욱 강경표 이경훈 부장판사)는 전날 강씨의 전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소속사가 패소한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해 1심은 원고 청구를 기각, 패소로 판결한 바 있다. 1심은 강씨의 스태프 성폭행 사건이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이후 발생해 손해배상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 전 소속사와 강씨가 드라마 파행에 대한 공동 채무를 져야 하는 연대보증약정 관계라는 점은 인정했다.

당시 강씨와 전 소속사는 강씨가 중도 하차한 드라마 ‘조선생존기’ 제작사로부터 53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이에 전 소속사는 패소 판결에 불복하고 지난해 12월 항소했다. 강씨의 잘못으로 젤리피쉬가 드라마 제작사에 34억8000만원을 배상했다며 청구 취지를 보강해 구상금을 함께 청구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소속사 측 손을 들어줬다.

드라마 ‘조선생존기’ 포스터. TV조선 제공

 
2심 재판부는 “전속계약에서 강씨 귀책 사유로 소속사가 제삼자에게 배상한 경우 강씨 수입에서 그 비용을 우선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에 비춰 젤리피쉬가 배상한 돈 전부를 강씨가 부담해야 한다”며 “(강씨의) 범행은 사적 영역에서 강씨의 행위로 발생했고 당시 소속사가 강씨 주거지에서 야간에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처할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강씨는 2019년 7월 경기 광주시 오포읍 소재 자택에서 드라마 ‘조선생존기’ 스태프들과 술을 마시던 중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스태프 1명을 강제추행하고 다른 스태프 1명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속옷 외부에서는 강씨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생리대에서 피고인의 유전자형이 검출됐다”며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 당시 강씨의 행동, 피해자가 느낀 감정, 추행 직후 잠에서 깨 인식한 상황과 그에 대한 피해자의 대처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점과 피해자가 사후에 강씨으로부터 고액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강씨의 준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