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너무 잘나가는 K-방산

이진규 기자 2024. 11. 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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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1만 명 정도의 병력을 파병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전선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국방부 발표가 나왔다.

벌써 3년이 가까워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나라 방산 기업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시작점이 됐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K-방산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지난 3분기에도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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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1만 명 정도의 병력을 파병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전선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국방부 발표가 나왔다. 벌써 3년이 가까워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의 직접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등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나라 방산 기업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시작점이 됐다.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국내 방산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며 전차와 자주포를 비롯한 무기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K-방산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지난 3분기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초부터 주요 방산 기업들은 대규모 수출 실적을 올리며 기업마다 20조~30조 원의 수주 잔고를 쌓아두고 있다. 4대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총 7538억 원으로 추산된다.

3분기 실적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와 계약 덕분이다. 이에 더해 루마니아 이라크 말레이시아 태국 등 여러 국가가 국산 무기 구매 대열에 섰다. 이들 국가에 4대 방산기업은 골고루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K-2 전차, FA-50 다목적 전투기, 천궁-Ⅱ 미사일 등을 팔았다. 한국 방산 존재감이 커지자 우리나라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지만, 러·북 활동 여하에 따라 더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무기 지원 요구나 공급 검토 모두 우리 방산이 너무 잘 나가는 이유로 돌리는 건 무리일까. 무기를 개발하고 배치하는 건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최우선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라고 했다.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면 좋은, 가장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할 게 전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해병대교육단을 찾았을 때 병사들에게 한 연설은 오래 회자된다. 노 전 대통령은 “나는 군대가 할 일이 없게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막강한 군대가 있을 때 정치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유지해 나가고 외교의 마당에서 발언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유지해 나가려고 하는지, 군대가 할 일이 없게 불철주야 노력하는지 물어볼 일이다.

이진규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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