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7800개 면적 태운 불지옥... 美캘리포니아 휩쓴 대형 산불

이혜진 기자 2024. 11. 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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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6일(현지시각) 발생한 산불로 집이 불타는 모습. /X(옛 트위터)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8000개에 가까운 면적을 삽시간에 불태우면서 1만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했다.

6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 ‘마운틴 파이어’가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져 1만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했다. 산불의 최초 시작 지점은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로 알려졌으며, 시속 130㎞에 달하는 강풍이 불면서 불씨는 최대 4km 떨어진 곳까지 퍼졌다.

벤투라 카운티 소방서에 따르면, 산불은 무어파크 지역 일대에서 이날 오전 8시 50분경에 시작돼 1시간 만에 25에이커에서 1000에이커로 번졌다. 이날 저녁 기준 1만4000에이커(56㎢)에 달하는 지역이 불에 탔으며 진화율은 0%다. 이는 축구장(7140㎡) 78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지역 당국에 따르면 카마릴로 주변의 3500개 구조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소방당국은 주민 1만4000명에게 연락해 대피를 촉구했다.

6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폴라 인근 산불 현장에서 헬리콥터가 화염 위로 물을 투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카마릴로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불타는 집에서 자동차를 안전한 곳으로 밀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현지 매체가 보도한 영상에는 여러 동네에 걸쳐 수십 채의 집이 불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집 여러채가 불길에 휩싸인 모습이나 동네 전체에 산불로 인한 연기와 먼지가 가득 찬 모습을 찍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이미 불에 타버려 잿더미가 된 곳도 부지기수였다. 구조대원이 노인 요양 시설로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 짙은 연기 구름 속에서 휠체어를 탄 이들을 대피시키는 영상도 있었다.

지역 주민 제이드 카츠(35)는 “동네를 빠져나가는 길에 이미 5~8채의 집이 불에 타버린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장애가 있어 운전을 하지 못하는 그는 보조견과 함께 친구를 기다렸지만, 접근이 불가능해 응급구조대의 도움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입원이 필요한 부상자가 여럿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피해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트레버 존슨 벤투라 카운티 소방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는 정말 극심한 상황”이라며 “소방관들의 목덜미에 털이 곤두설 정도”라고 말했다. 더스틴 가드너 벤투라 카운티 소방서장는 “불길이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 농경지와 건물, 덤불, 울타리 등 모든 것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산불이 오는 8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캘리포니아 남부 일부 지역 예상 돌풍이 시속 80~160km에 달하고 습도는 최저 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화재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립기상청은 산불 발생 하루 전, 낮은 습도와 강풍으로 인해 산불이 날 것을 우려해 일반적으로 몇 년에 한 번만 발령되는 ‘적기 경보(red flag warning)’를 내린 바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마을이 온통 연기로 가득한 모습.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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