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많이 해야겠다"…'사적인 일' 치부해버린 공적 문제
[앵커]
김 여사에 대한 사과 자리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영부인의 역할론이 강조된 분위기였습니다. 오늘(7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은 정치부 여당 반장과 짚어보겠습니다.
정제윤 기자, 사실 이번 회견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사과가 있을 거란 관측이 많았는데, 사과보다는 김 여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감싸는 과정에서 일화를 많이 소개하면서, 김 여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알게 된 면이 있습니다.
우선 오늘 기자회견에서 사과를 하게된 것도 여사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괜히 무슨 임기 반환점에 이거라고 그래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 이런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좀 많이 하라고…모르겠습니다. 이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겠죠?]
또 김 여사가 "회의 때 대통령이 참모들한테 야단 많이 친다는 말 있는데 부드럽게 해라" 이런 조언도 했다는 말도 했습니다.
김 여사가 대선 전에 윤 대통령의 휴대폰에 온 메시지들에 직접 답을 하며 '유권자 관리'를 했다는 취지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는데요.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또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도와야 되는 입장"이라고 하거나 '육영수 여사'를 언급하는 등 김 여사 문제와 관려해 사과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오히려 여사의 역할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앵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요구들은 사실상 모두 거절된 것 아닌가요?
[기자]
지난 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요구한 사항들 먼저 살펴보면 크게 5가지 정도 됩니다.
하나씩 따져보면, 사과 관련해선, 오늘 대통령이 "저와 제 아내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해 사과드린다"곤 했으나 구체적으로 사과의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습니다.
대통령실 인적개편, 즉 김건희 여사 라인에 대해선 구체적 조치를 언급하는 대신 원론적으로 "말썽 피우면 조치하겠다"고 했고, 개각에 대해선, 인재풀 검증 중이라고 했습니다.
김 여사 대외활동에 대해선 꼭 필요한 것 빼곤 중단하겠다면서도 "사실상 중단해왔다"고 강조했고, 특별감찰관 임명은 국회로 공을 돌렸습니다.
사실상 한 대표의 요구는 모두 거절하면서 유일하게 밝힌 조치는 제2부속실 출범인데 오늘 실장을 발령 냈다고 했습니다.
[앵커]
KBS 당시 박장범 앵커와 대담했을 때도 부부싸움 얘기가 나와 '영부인이 명품백 받은 사건을 너무 가볍게 만드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왔었는데 오늘 또 부부싸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기자]
김 여사의 신중한 처신을 위해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외 활동이야 이제 제2부속실을 통해서 하면 되고, 어떤 면에서 보면 좀 순진한 면도 있고, 제가 이거 제 아내라고 이렇게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또 휴대전화를 안 바꾼 탓도 했습니다.
인사개입이나 국정개입 등 공적인 일에 대한 문제를 따지는데 대해서 부부 간의 일,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해야 할 일로 치환해버리는 발언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장 야당에선 "해법이 부부싸움과 휴대폰 교체냐"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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