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트럼프 2기, 안보 흔들리지 않아… 방위비 협상, 바게닝 기회로"
"北, 공산화 통일 포기한 적 없어… 최근 도발은 내부결속 겨냥한 것"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김정은의 도박… 전투력 제한적일 것
韓 참관단 파견은 파병 아냐…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것
北, 정찰위성·ICBM에 러시아 기술 활용 가능성… 우리 안보에 치명적
[]에게 고견을 듣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푸틴이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김정은의 도박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 한국국가전략연구원에서 만난 문성묵(69) 통일전략센터장은 안보와 북한 전문가답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안보 지형 변화,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잇따른 무력 시위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내놨다.
문 센터장은 "트럼프의 당선의 대한민국 안보가 흔들리거나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1기때는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2기 집권때는 윤석열 정부와 잘 호흡이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방위비 재협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우리 요구를 미국측에 관철할 수 있는 바게닝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핵무기엔 자체 핵 무장보다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로 '확장억제'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게 국익에 더 부합하다며 북한의 공격 징후가 보일 경우 '3축 체계'를 활용,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센터장은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북한군은 돈을 받고 팔려나간 용병"이라며 "자유민주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 수호를 위해 독자적 작전권을 갖고 베트남전에 파병한 대한민국과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야권 일각이 제기한 우크라이나 전쟁 참관단 파견은 파병이 아니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북한의 정찰위성·신형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미 러시아 기술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러 간 군사협력은 우리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 농축시설 공개, 동해·경의선 철도 도로 폭파, 무인기 소동 등 북한의 최근 도발은 우크라이나 참전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통일을 포기했다고 하지만 무력에 의한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은 지금까지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1974년 육군 3사관학교 13기로 입교해 준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원래 꿈은 공병장교가 되는 것이었지만 3사 최초로 교수요원 선발에 응시하면서 진로가 바뀌게 됐다. 경북대 사학과와 국방대 대학원 국제관계 석사, 경북대 대학원 국제정치 박사를 취득했다. 1992년 국방부 대북부서에 배속되면서 본격적인 북한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2022년 10월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지냈으며, 2008년에는 준장으로 진급해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원장으로 있는 한국국가전략연구원에서 통일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월간지 '국가안보전략' 편집장도 맡고 있다. '군사대국 중국', '신세계질서론' 등의 저서가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거래적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우려가 많은데 대한민국 안보가 흔들리거나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국방장관으로 거론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등과 호흡을 잘 맞출 것입니다. 트럼프 1기때는 문재인 진보정권이 남북관계를 중시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약화되는 등 한미 동맹이 소홀해졌습니다. 하지만 2기때는 윤석열 정부와 케미가 잘 맞을 겁니다. 바이든 정부와 끝마친 방위비 협상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방위비를 늘리더라도 우리 국익을 챙길 수 있는 '바게닝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워싱턴 선언이나 한미일 합의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 최근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향해 줄곧 요구해왔던 '비핵화'라는 단어가 빠졌습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진 않더라도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상정해 대응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자체 핵무장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은 일찍이 핵확산금지조약(NPT·Non 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했습니다. 국제사회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천명하고, 세계 인류 원전 국가의 지위를 확보했죠. 그리고 1992년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핵 개발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대신 미국은 우리에게 핵 우산을 제공하고 있는데 북핵 위협으로 핵우산만으로는 안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미국과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로 핵억제력을 강화한 겁니다.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때릴 수 있다고 그러는데 과연 미국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 국민들의 걱정입니다. 우리로서도 비핵화 정책을 포기하고 핵을 보유할 필요성은 있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고 현실성에 맞습니다.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에 합의했죠. 그리고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만들고, 일체형 확장 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핵 정보로부터 시작해 기획 작전계획 그리고 연습 모든 과정을 한미가 함께 하는 거죠. 이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길길이 뛰고 난리치는 겁니다. 핵·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수록 한미의 확장 억제 대응은 더 강력해지고 있거든요." - 20개월을 넘기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의 참전이 핫 이슈입니다. 북의 참전이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먼저 1000일이 된 전쟁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전쟁은 명백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으로 침략한 전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이 조약에 의해 합법적으로 파병이 이뤄진 것이라고 강변해도 불법 행위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침략 전쟁에 가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군의 참전이 전쟁의 물꼬를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겠느냐는 데 대해선 파병 부대의 규모와 성격, 파병이 2, 3, 4차 계속될 것인가 이런 것들이 미지수여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듭니다. 다만 한반도와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여건과 전쟁 여건이 달라 후방 지역에 침투해 비정규전 위주로 훈련받은 특수군단이 완전 개활지에서 전투력을 발휘하기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북한군은 '건제 단위'(建制 單位·군 편성 단위)로 부대가 편성되고 전투를 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러시아군으로 위장해 러시아 부대에 편성돼 러시아군의 지휘를 받습니다. 지휘체계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건제순의 지휘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점이 듭니다. 김정은이 파병한 건 불법 도박입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10대 후반 20대 초반 신병들이 많은 듯 한데 명분없는 전쟁에서 이들이 무슨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북한의 MZ세대들은 김정은도 두려워하고 골머리를 앓는 그런 세대입니다. 장마당에서 자력으로 살아온 세대니 당이나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아요. 이런 인원들이 오히려 자유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생각하고 대규모 탈영이 일어나든지 하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러시아와 북한은 러시아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푸틴은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침략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정도면 우크라이나를 초토화시키고, 젤렌스키를 몰아내 친러시아 성향의 지도자들이 집권하게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위성국가로 만들겠다는 게 푸틴의 확신이었죠. 우크라이나를 필두로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야심을 가진거죠. 러시아 국민 80%가 푸틴의 '위대한 러시아'에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3년 가까운 전쟁은 푸틴에게는 불명예를 안겼습니다. 지난 8월 6일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 전격 진입해 장악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군에게 영토를 내주지 않았던, 러시아의 수호자로 자처했던 푸틴이 영토를 뺏긴 겁니다. 김정은 같은 조폭 정권에 손을 내민 것은 그만큼 러시아가 허약해졌다는 반증입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서방 세계는 푸틴이 이기는 결과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 침략이 승리하는 일이 있도록 만들어선 안된다는 게 확고한 입장입니다. 저는 러시아가 이기도록 놔두선 안된다고 봅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도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러시아가 패전 국가가 되면 북한도 패전 국가가 됩니다. 패전국이 되면 전쟁 배상을 해야 되고, 2차 대전 전범들이 말로가 비참했듯 푸틴도 그런 결말을 맞게 해야 합니다." -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과거 대한민국의 베트남전 참전과 그 성격이 완전히 판이합니다. 그런데도 베트남전 참전과 마찬가지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각에선 나옵니다. 대한민국의 베트남전 파병과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뭐가 다릅니까?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북한군은 파병이 아니라 용병이라고 얘기했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북한군은 반대 급부를 받고 보내진 것입니다. 팔려간 것이죠. 반면 파병은 돈이 목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베트남 파병은 자유민주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겁니다. 용병과 파병의 또다른 차이점은 건제순으로 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베트남 파병은 청룡, 맹호, 백마, 비둘기 부대 등 모두 건제순으로 우리 부대로 가서, 주월 한국군사령부가 세워지고 한국군이 단독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미군과 협조했지만 지휘를 받지 않았죠. 반면 러시아에 보내진 북한군은 북한군이 아닌 걸로 감추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 군인의 신분증으로 위장 신분증을 받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동의를 받았느냐 하는 점입니다. 베트남 파병은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고, 국민의 환송을 받고 파병된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주민들에게 일체 알리지 않았습니다. 정은이 입만 열면 인민을 말하는데 이게 인민 중심입니까? 월남 파병은 장병들이 경제적 대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달러가 들어오면서 우리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파병 대가의 80~90%는 김정은 주머니로 들어갈 겁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받은 돈의 90%는 조선노동당으로 들어가고, 10%만 북한 돈으로 주민들에게 줬습니다." -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세계 안보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왜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결정한 겁니까? 러시아는 어떤 '당근'을 줄까요? "김정은 정권이 파병을 결정한 건 복합적 목적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김정은이 정권을 물려받은 게 13년 됐는데 그동안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 것 밖에 없습니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때 김정은은 다시는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고 있습니다. 모든 역량을 핵·미사일 개발에 동원했는데, 이는 김정은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겁니다. 2018년 경제 제재를 돌파해보려고 시도했습니다. 당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사변적으로 발전시키겠다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세차례 하고, 또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도 세번 만났죠. 비핵화를 한다며 제재를 풀고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계산을 했는데 비핵화하는 척만 했지 비핵화 의지는 없었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외톨이가 된 푸틴과 김정은이 딱 케미가 맞은 겁니다. 김정은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데 그 중 하나가 한미 동맹입니다. 그래서 푸틴 손을 잡고 동맹을 맺자고 한 것이죠. 지난 6월 푸틴이 평양을 당일치기로 방문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맺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때 푸틴은 동맹이라는 표현을 한번도 안 쓴 반면 김정은은 동맹이라는 표현을 네번이나 썼어요. 김정은은 이참에 러시아하고 확실한 동맹을 맺고 싶었던 겁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도 필요하지만 한국도 필요해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 건 푸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면 한국을 자극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안 쓴 겁니다. 푸틴과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습니다. 그때 푸틴이 노골적으로 북한의 위성 기술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작년에 북한이 정찰위성을 두번 쐈는데 다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보스토치니 기지에서 만나고 두달후 성공합니다. 명백히 러시아의 기술이 들어갔다고 봐야죠. 그리고 지난 5월 전혀 다른 형식의 정찰위성을 쐈습니다. 러시아의 도움이 분명해요. 그리고 북한이 최근 ICBM 화성 19형을 쐈는데 고체 연료 기반이고, 비행 시간과 고도가 늘어났습니다. 러시아가 돕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 김정은이 간절히 원하는 재래식 전력들, 최신 전투기와 전함,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런 것들이 김정은에게 넘어간다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우리 정부는 단계적 대응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이 이슈인데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그동안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게 비살상 장비만 줬습니다만 이제는 살상무기 제공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죠.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가 전반적인 상황을 봐가면서 단계적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봅니다. 방공망 중에서 우리가 쓰다가 연한이 좀 된 무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수준을 높여가는 그런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고, 그게 현명한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 정부의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이 논란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각에선 그것도 파병이니 국회 동의를 받아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참관은 글자 그대로 가서 보는거지 파병이 아닙니다. 단계적 대응을 하려면 북한과 러시아가 지금 어떻게 밀착하고 있는지, 북한군이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위험은 무엇인지 등을 보고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심리전 등에서 조언을 할 수 있겠죠. 북한 주민들도 엄격히 헌법 기준으로 말하면 우리 국민 아닙니까? 그래서 북한 주민이 귀순하면 100%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 북한 젊은이들이 수천명 또는 만명 단위가 목숨을 잃는다고 하면 우리 아들 딸들이 죽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심리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의 노하우를 알려준다면 자유를 지키고,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을 지킬 것입니다. 참관단 파견은 우리를 위한 것이고, 자유민주 가치를 지키는 것이고, 또 우리의 젊은이들을 더 희생되지 않도록 지키는 길입니다." -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배경으로 신형 ICBM 발사, 핵 농축시설 공개, 핵무력 강화 입장 재천명 등 과거보다 더 공세적인 도발을 강행하는 양상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정은이 이렇게 도발하는 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책임이 큽니다. 유엔이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 행위를 두둔하다 못해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절박한 이유는 김정은에게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북한 내부에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괴뢰, 대한민국 쓰레기라고 부르면서요. 무인기 소동도 벌였습니다. 김정은이 지금 제일 두려워하는 대상은 바로 북한 주민입니다. 주민들이 반기를 들게 되면 김정은 정권이 존립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의 분위기는 파병 소문이 퍼지면서 굉장히 어수선합니다. 배고픈 건 참는다지만 자식이 가서 헛된 죽음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 그걸 참을 부모가 있겠습니까? 그걸 감춰기 위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 적이 있나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난 70년 넘게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을 단 한번도 먼저 공격한 일이 없습니다. 김정은이 거짓말하고 있는 거죠. 한미 연합연습이 전쟁 연습이라고 하는데 북침 연습이 아닙니다. 북한이 재침을 하면 막기 위한 방어 연습이죠. 북한이 공세적인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한편으로 그렇게 전쟁 분위기가 돼야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개발한 게 그 위대한 업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죠. 한미 연합훈련을 왜 해 김정은이 저렇게 하게 만드는 거야라는 여론을 조성시켜 정부의 국방력 강화, 한미동맹 강화 정책을 약화시켜보려고 겁니다." - 김정은 북한 정권은 통일을 포기하고 두 국가론을 공식화했습니다. '남북 단절'을 선언하고 동해·경의선 철도 도로도 폭파했죠. 북한의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북한이 통일을 포기했다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화나 교류 과정을 거친 통일은 안하겠다는 거죠. 북한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무력에 의한 공산화 통일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은이 대화와 교류를 안하려는 건 얻을 건 못 얻고 얻지 말아야 할 것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식량과 비료 지원 등으로 북한이 얼마나 쏠쏠했습니까? 그런데 그게 김정은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때문에 막혔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할 때 김정은이 판문점에 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도와주고 싶어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로 인해 도와줄 수가 없었습니다. 비핵화를 하면 도와줄 수 있는데 비핵화는 안하겠다고 하니, 교류 협력해봐야 얻을 게 없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삶은 소대가리니 뭐니 막말을 뱉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이번에 철도·도로 폭파 쇼를 또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을 동경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드라마를 보면 공개 처형까지 했지만 어떻게 막습니까? 그러니 남은 방법은 주민들 사이에 대한민국에 대한 적개심을 일으키는 거예요. 비무장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고 장벽을 건설하는 건 북한 주민들이 밖으로 나가는 걸 막는 겁니다. 북한이 분단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무력 적화통일 노선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조선노동당 강령 전문에 명확하게 나와 있어요." - 우리가 핵무기를 자체 보유하지 않더라도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는 없겠습니까? "지난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보인 신무기 중 하나로 '현무-5' 미사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소위 '3축 체계'를 운용중입니다. 북한의 핵심 표적, 즉 핵·미사일을 탐지해 사용 징후가 명백한 경우 발사 전 공격해 제거하는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대량응징보복(KMPR·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이 그것입니다. '현무-5'는 대량응징보복의 수단으로, 재래식 미사일 중 세계에서 가장 탄두 무게가 무거운 무기입니다. 사거리는 200~300km지만 고도 1000km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속도가 마하 10이 넘습니다. 8~9톤 되는 쇳덩어리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100m 지하까지 뚫고 들어갑니다. 거기서 폭발을 해요. 그러면 지진이 발생, 완전히 초토화됩니다. 여러 발을 동시에 터뜨리면 전술핵에 버금가는 그런 위력이 될 거예요.우리는 정찰위성을 지금까지 2기 발사했고, 2025년까지 5기가 운용됩니다. 소형 위성도 30기 정도 발사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30분 단위로 북한 지역을 다 드려다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공격할 징후가 보인다면 우리가 먼저 타격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F-35 스텔스 전투기도 있고 무인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걸 가지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사용할 할 수 없도록 아예 사전에 제압하기 위한 그런 역량을 구비해 나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무력에 의한 대만 강제병합 방침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중·러 '악의 연대'로 동북아의 안정 또한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한국의 경제력이 높아지고 국제적 위상 또한 제고됨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서 대한민국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질서의 대격변기에 대한민국이 안보와 국익을 지키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제가 어렸을 때는 6.25 전쟁 직후였습니다. 정말 못살았죠. 지금은 세계에서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중심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역할을 기다리는 국제사회의 기대는 대한민국의 위상과도 비견됩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지켰고,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6.25 전쟁 당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자유도 지킬 수 없었을 것이고 공산화돼버렸을 겁니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자유민주 가치를 연대 추구해야 합니다. 안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중요합니다. 또 한미일 안보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아지는 것이 살길입니다. 일각에선 저 먼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왜 우리가 끼어드느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민주 가치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잘 해나가는 것이 국익을 지키고 안보를 지키는 현명하고 올바른 방식입니다. 그게 우리의 헌법적 가치이고, 단군조선으로부터 내려오는 홍익이념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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