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확인한 냉정한 현실… 김기훈이 입술 깨물었다, 내년에는 느낌표로 바꾼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그래도 시즌 막판에는 나름대로 팀 마운드에 공헌했다. 구위도 올라왔고, 제구도 나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랜 기간 노력한 성과에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을 느낀 시기도 있었다.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그것이 가장 기뻤지만, 자신의 팀 내 입지도 느낄 수 있었다.
2019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 오랜 기간 팀 마운드의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은 김기훈은 소속팀 KIA의 우승으로 끝난 2024년 한국시리즈에서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것도 중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시즌 초·중반까지의 흐름을 생각할 때, 사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하지만 팀 내에는 자신보다 더 중요한 투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잠시 안도할 수 있었던 김기훈에게는 또다른 자극이었을지 모른다.
김기훈은 한국시리즈를 돌아보면서 “확실히 내가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시리즈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해 섭섭한 것은 전혀 없다. 당연히 시리즈인 만큼 팀의 주축 선수들이 나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위치를 곱씹었다. 다만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이제 더 준비를 해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던 계기였다”며 자극도 받았다고 인정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2022년 후반기 마지막 일정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이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를 키웠던 김기훈이다. 그러나 이후 시련의 시간이 조금 길었다. 2023년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탈락한 뒤 1군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사이 후배들이 자신을 추월해 나가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시즌 중반까지 내내 2군에 있었다. 팀의 호성적, 그리고 성장하는 어린 투수들의 모습에 김기훈의 이름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에 다녀오며 전기를 맞이했다. 조금 더 중심이동을 잘할 수 있도록 투구폼도 바꿨고, 그 투구폼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시작하면서 1군 성적도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비록 경기마다 다소 기복이 있어 17경기 평균자책점은 5.03으로 아주 좋은 건 아니었지만, 모두가 김기훈의 힘 있는 투구에서 희망을 봤다. 내년 보직은 아직 미정이지만 어디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군 문제도 해결할 만큼 이제 힘껏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그런 김기훈에게는 탄력을 붙일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올해 미국에서 폼도 바꾸고, 생각도 바꾸고, 피치 디자인도 많이 바꿔서 왔지만 아직 ‘정착’ 단계라고 할 수는 없다. 2023년 말과 달리 올해는 ‘올라가는’ 그래프에서 캠프에 왔으나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말한다. 김기훈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을 때 작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면서도 “시즌 때 느꼈던 보완점들을 코치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조정해 나가려고 한다”고 캠프 주안점을 밝혔다.
가장 큰 과제는 우선 세트포지션이다. 김기훈은 올해 주자가 없을 때는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가 0.571에 불과했다. 피출루율 자체가 0.261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볼넷이 많아지면서 피출루율 0.449, 피OPS 0.792를 기록했다. 유주자시 피안타율이 0.229로 좋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주자가 있을 때 제구 기복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주자의 움직임에 더 자신 있게 대응할 수 있다면 제구 기복을 잡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김기훈은 “던지는 대로 던졌는데 초를 재보니까 주자들이 조금 쉽게 뛸 수 있는 타이밍이 나오더라. 나도 인지하고 있다. 빠른 팀들을 많이 만나면 자주 뛸 가능성이 높다. 왼손이기는 하지만 (퀵모션을) 조금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치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셔서 의견이 맞았다. 이 기간에 조정을 할 생각이다. 틀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조금씩 조정할 생각”이라면서 “슬라이더와 같은 변화구를 더 보완하려고 한다”면서 기술적으로 크게 두 가지 목적을 밝혔다.
그래도 좌절의 기운에서 희망의 기운으로 반전을 이뤄낸 건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앞으로 던질 날이 더 많은 선수이기에 더 그렇다. 부상도 없었고, 자신감도 얻었다. 김기훈은 “올 시즌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었지만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 생겼다. 그래서 조금 더 자신 있게 나를 믿으려고 한다. 나를 더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겨울에 많이 던져보고 싶다. 몸도 아픈 곳이 없다”고 밝게 말했다. 일말의 물음표까지 지워내는 2025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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