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섬세한 감각의 회복을 꿈꾸는 시 外
# 섬세한 감각의 회복을 꿈꾸는 시
- 입술이 입술에게/권명해 시집/산지니/1만4000원
2009년 ‘문예시대’로 등단하고, 부산시인협회 사무국장·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한 권명해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급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일상은 스쳐 지나가고 경험은 쉽게 휘발된다. 권명해 시인은 경험이 상품으로 전락한 시대에 시를 매개로 섬세한 감각을 회복하고 진실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시인이 기억하는 유년의 순수한 자아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며, 사물과 타자로 인식이 확장된다. 이 시집에는 사물과 풍경에 민활하게 감응하며, 사물·타자를 만나 자기 내면을 표현한 60편의 시를 선보인다.
# 내년 트렌드 키워드는 ‘무해력’
- 트렌드 코리아 2025/김난도 외 지음/미래의창/2만 원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험한 세상,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라는 마음.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대한민국 행복 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무해력’. 사방이 나를 공격해 오는 것만 같은 험한 세상, 작고 귀엽고 연약한 존재는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 무해하기 때문에 가지는 힘, 즉 ‘무해력’이다. 우리 사회 추이와 소비 활동의 여러 모습을 추적·관찰해 온 ‘트렌드 코리아’ 팀이 10대 소비 트렌드를 선정하고 2025년을 전망한다.
# 갈 곳 없는 동물의 보금자리
- 동물의 자리/김다은·정윤영 글/신선영 사진/돌고래·2만2000원
24개월이면 도축되는 ‘육우’로 태어난 소, 6개월이면 ‘삼겹살’이 될 운명이었던 돼지, 죽도록 달리다 5년 후 퇴역해 고기가 될 뻔했던 경주마, 쓸개 때문에 태어나 쓸개 때문에 죽게 될 사육곰. 우리 삶이 이렇게 끝난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국내에서도 야생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생추어리(sanctuary. 안식처, 보호구역)가 운영되고 있다. 이 책은 새벽이생추어리, 인제 꽃풀소 달뜨는 보금자리, 화천 곰 보금자리, 제주 곶자왈 말 보호센터를 소개한다.
# 먼나라 이웃나라 개정증보판
- 먼나라 이웃나라 24. 인도와 인도아대륙2-근현대 편/이원복 글, 그림/김영사·1만4000원
1987년 유럽 6개국으로 시작한 ‘먼나라 이웃나라’가 40년간 60개국을 완성해 오며, 2024년 제5차 개정증보판을 냈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오늘의 상황을 요약한 ‘하이라이트’를 추가했다. 시리즈 24권은 인도 근현대 편. 간디와 네루의 독립운동에서 인도아대륙 여섯 나라(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 스리랑카)까지 다룬다. 간디와 네루가 이끈 독립운동은 영국의 200년 인도 지배를 끝냈다. 아시아의 마지막 퍼즐, 동양도 서양도 아닌 인도 반도의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빅 픽처’ 작가 신작 장편소설
- 원더풀 랜드/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조동섭 옮김/밝은세상/1만9800원
신작을 낼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모든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는, ‘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2024년 신작 장편소설. 미국이 2036년에 두 나라로 분리된다는 가설에서 쓴 작품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다룬다. 지구방위대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추구하며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 두 번의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전성기를 누려온 미국.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내부의 극단적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두 나라로 분리된다.
# 북유럽과 한국 이유식의 조화
- 북유럽 이유식 K-푸드와 만나다/신윤정 지음/이가서/2만3000원
소아과 전문의 신윤정 박사가 엄마와 아기 모두를 중요하게 여기는 균형 잡힌 영양 접근법을 소개한다. 임신 준비 단계부터 출산 후 산모의 영양 관리, 이유식 완성까지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종합 영양 가이드이다. 메뉴를 넘어 이유식이 왜 필요한지, 어느 정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준다. 북유럽의 이유식 문화가 ‘맛’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하는 점, 이유식을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점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과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 시각장애 작가 동화, 그림책으로
-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박춘봉 글, 한다혜 그림/전망/1만4000원
시각장애인(박춘봉 작가·부산맹학교 특수교사)이 쓴 동화가 그림책 옷을 입었다. “바다와 산과 강이 있는 도시 부산을 사랑하는 특수교사입니다. 부산의 곳곳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제가 자연 그대로를 느껴 볼 때면 살결에 와 닿는 바람도 함께 있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자연의 감촉만큼 바람도 저의 삶의 이야기를 품고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동화에 담아봅니다.” 저자의 살결과 마음에 닿았던 바람은 부산의 곳곳을 여행한다. 자갈치시장 황령산 온천천 낙동강 등 바람이 본 풍경은 한다혜 작가가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으로 옮겼다. 그림 속 부산 풍경이 낯익어 더욱 반가운 책.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