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무마 대가로 현금·한우 3300만원 꿀꺽한 서초서 경찰 징역 3년

서울남부지법./뉴스1

수사관 알선을 명목으로 현금과 한우세트 등 뇌물을 수수한 현직 경찰관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정도성)는 상장사 관계자에게 “사건 담당 수사관을 알선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3000여 만원의 현금과 한우 선물세트 등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로 기소된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팀장 권모 경감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당사자와 수사 일정을 생중계하듯 공유했을 뿐 아니라 당사자 조사도 하지 않도록 부실 수사를 야기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금품 수수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대가성도 인정되지 않고, 일반적인 수사 절차를 설명했을 뿐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다른 경찰 공무원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고 사기 저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권 경감은 다른 경찰관이 담당한 수사에 관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상장사 A사 관계자로부터 3321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총 6회에 걸쳐 현금 등 총 3021만원을 수수했고, 올해 2월에는 A사의 관계자가 연루된 형사 사건의 신속 처리를 위해 담당 경찰관에게 현금 300만원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건네받기도 했다. A사는 1조6000억원대의 환매 중단 사태를 벌인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상장사다.

서울남부지검은 A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을 수사하던 중 권 경감에 뇌물이 전해진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4월 권 경감을 체포하고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권 경감은 지난 5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