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3개 펼치며... “3억주면 기사 내리겠다” 공갈한 언론인 실형

수원지방법원 전경. 경기일보DB

 

언론 보도 정정을 요청한 기업 관계자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언론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5단독 황운서 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황 판사는 “피고인은 이른바 언론인으로 기사를 무기 삼아 많은 사람의 생계가 달린 기업을 겁박하고, 광고 거래 외관을 꾸며 (기업으로부터)3억원을 받아냈다”며 “범행의 수법과 피해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인식하지 않는 점, 광고 수주 수수료 명목으로 5천700만원을 취득한 점도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황 판사는 피고인에게 신변 정리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는 2022년 1월께 B 건설사로부터 기업 홍보 계약비 명목 등으로 3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 건설사 관계자가 비판성 기사와 관련해 수도권 소재 언론사로 찾아와 기사 게재 중단과 정정 보도를 요청하자 손가락 3개를 펼치며 “천만원이 아닙니다”라고 언급, 기업 홍보 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임직원들의 뇌물 수수 비리 기사 등이 준비됐다. 기업 홍보 계약을 하면 문제의 기사를 내리고 후속 보도를 막아보겠다”고 말하며 3억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회사 이미지와 신용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회계 부정, 뇌물 비리 등 기사를 계속 보도할 것처럼 공갈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