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살려주세요” 울부짖던 딸 모습 딥페이크였다... 영상 확인해보니

구아모 기자 2024. 11. 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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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작년 10월 중국인 A씨의 핸드폰에 딸이 흰색 방에 감금된 채 울면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19초 짜리 영상이 전송됐다. 딸의 몸에 흉터가 생기고, 온 몸이 묶인 모습이었다. 곧 이어 “당신 딸을 납치했다”며 “딸을 살리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부모는 곧바로 이 사실을 영사관에 알렸고, 사건이 한국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 추적 결과 A씨의 딸이 안전한 상태로 있었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딥페이크 탐지 프로그램에 곧바로 돌려봤고, 곧 이 영상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서 만들어낸 ‘가짜 납치’ 영상으로 판별됐다.

경찰청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자녀의 얼굴·목소리를 흉내 내 부모에게 협박을 하는 신종 전화금융사기 범죄가 포착됐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자녀가 위급한 상황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정교한 영상”이라고 했다.

전화금융사기에 자녀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딥보이스도 악용될 수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범죄자가 자녀의 목소리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뒤 부모에게 전화해 납치된 것처럼 흐느끼며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부모가 당황한 틈을 타 범죄 조직이 금품과 현금을 갈취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딥보이스나 딥페이크 기술은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인물의 영상, 사진, 목소리 등을 학습해 사용된다. 특히 딥페이크 기술은 매우 정교해져 전문가조차 육안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납치 빙자 전화금융사기 사건은 174건이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들에게 두려움을 조성하고 신고를 망설이게 해 납치를 빙자한 전화금융사기를 벌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납치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신속히 요구자의 위치를 파악해 초동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만약 범인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협박할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112에 문자로 신고하는 방법을 활용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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