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영배가 티메프 사태 피해자?…큐텐·큐텐테크, 200억원대 채권 신고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큐텐 본사와 주요 자회사 큐텐테크놀로지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메프로부터 받지 못한 200억원대 채권이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메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한 셈이다. 검찰은 조만간 구 대표를 불러 채권 신고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큐텐 싱가포르 본사와 큐텐테크놀로지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총 240억원가량의 채권을 신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티몬과 위메프에 각각 120억원씩이다. 위메프의 경우 큐텐 본사가 약 67억원, 큐텐테크놀로지가 약 52억원의 채권을 각각 신고했다.
티메프는 지난달 10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채권자 목록을 회생법원에 제출하고 2주에 걸쳐 이의가 있는 채권자로부터 채권 신고를 받았다. 채권 신고는 채권자가 자기 채권이 채권자 목록에서 빠져있거나 액수가 다를 경우 이를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해당 절차는 지난달 24일 종료됐지만 법원은 기간 내 신고하지 못한 채권자를 대상으로 추가 신고를 받았다.
구 대표가 이끄는 큐텐 본사는 티메프의 모회사로서 미정산 사태를 야기한 몸통으로 지목된다. 검찰은 큐텐 본사 차원에서 구 대표 주도로 글로벌 플랫폼 ‘위시’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려 티메프의 자금을 마음대로 가져다 썼고, 이런 점이 회사 자금 사정을 나쁘게 만들어 미정산 사태로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큐텐테크놀로지가 큐텐 그룹 계열사들의 재무와 인사를 총괄하며 티메프 자금 유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큐텐테크놀로지의 김효종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티메프 자금 횡령을 기획하고 집행한 그룹 모회사와 핵심 자회사가 티메프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인 셈이다.
티메프 측은 신고된 채권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리는 시·부인 절차를 오는 1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1주일 연장됐다. 조인철 티메프 법정 관리인은 큐텐과 큐텐테크놀로지가 신고한 채권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큐텐 측이 ‘퍼포먼스’식 채권 신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 대표 등이 검찰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티메프 사태는 티메프 두 대표의 경영 실패로 발생한 것이고, 큐텐 측은 이로 인해 손해를 본 피해자라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한 근거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검찰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조만간 구 대표를 소환 조사하면서 채권 신고 경위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 대표 조사를 마친 뒤 한 차례 기각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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