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수백억원 횡령 호텔사업 손배청구 소송 ‘패소’

288억 규모 소송 기각…“실시협약 상 대출 원리금 전액 합천군 책임”

(시사저널=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수백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사업이 무산된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과 관련, 합천군이 대리금융기관인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병국)는 7일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관련 채무부존재확인 선고 공판에서 합천군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영상테마파크 호텔 사업 채무부존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합천군이 이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나 어떤 요건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배상 채무를 진다는 실시협약에 약정했다. 이 금액을 감액할 수 있느냐 또는 처분의 책임을 면제할 수 있느냐가 이 사건의 쟁점"이며 운을 뗐다.

이어 "대출금 인출을 제대로 검토했다면 대출금 집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군의 주장이 가장 강했는데 실질적인 검토 의무는 없다고 본다"며 "합천군이 주장하는 대리금융기관의 업무상 잘못으로 말미암아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주장은 받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합천군과 군의회, 지역사회 등은 합천 호텔 사건이 대출 금융기관인 메리츠증권이 연관돼 있고 PF대출 승인 과정에서 시행사가 제출한 부실한 자료를 검토 없이 메리츠증권이 승인해 지금의 사태가 빚어졌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합천군은 지난해 9월 호텔 사업과 관련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부실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리 등에 책임을 물어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각으로 합천군은 손해배상 채무액 288억 6232만원 전액과 법정이자에 지연이자를 더한 금액을 물어야 한다.

한편 합천군은 2021년 시행사와 합천영상테마파크 부지에 민간 자본 약 590억원을 투입해 200여실 규모의 4성급 호텔을 건립한다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 민간 시행사 대표가 거액 대출금을 가지고 잠적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 사건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행사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