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폰 밤새 보는 김건희? 휴대전화 얘기로 답변 회피
당선 이후 폰 바꾸지 않았다, 김건희가 윤석열 문자 답장 보낸 얘기 등 본질 아닌 내용 장시간 발언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공천 개입이나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다소 엉뚱한 내용으로 장시간 답변시간을 할애했다. 마치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휴대전화를 제때 바꾸지 않거나 윤 대통령 부부가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최근 논란이 벌어진 것처럼 해명한 셈이다.
이날 회견에서 TV조선 기자가 “이미 대선때 (김 여사가) 내조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돌이켜보면 대선 때 한 유튜버(서울의소리 기자)와 7시간 통화, 이후 성향이 의심스러운 종교인(최재영 목사)와 대화, 명태균 사건까지 보면 대외활동 보다 사적인 연락 차원에서 논란이 됐는데 이 신중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거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불필요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윤 대통령은 2021년 정치선언을 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당시 입당신청서를 통해 휴대폰 번호가 공개돼 하루 3000개 이상의 문자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종일 사람 만나고 여기저기 다니고 지쳐가지고 집에 와서 쓰러져 자면 아침에 일어나보면 다섯시 여섯시인데 (김 여사가) 안자고 엎드려서 제 휴대폰 놓고 답을 하고 있어서 '미쳤냐. 잠 안자고 뭐하냐'고 했더니. '아니 사람들이 이렇게 지지하는 사람들 또 잘해라 하는 사람들 있는데 고맙습니다, 잘하겠습니다 잘 챙기겠다 등의 답을 해줘야지 이분들 다 유권자인데 이렇게 자발적으로 문자가 들어오는데'라며 잠 안자고 날밤 바뀌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에 대해 “순진한 면이 있다”며 내놓은 발언인데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동문서답이다.
또한 윤 대통령 당선 이후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은 것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서도 검사 때 쓰던 휴대폰을 쓰니까 바꾸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물론 나름대로 보안폰도 가지고 있어 국가안보 이런 문제가 있을 때는 보안폰을 쓰지만 통상적으로 공무원, 장차관들과 국가안보 사항이 아닐 때 제 휴대폰을 쓴다”고 했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지금도 엄청 많은 문자가 들어와 시간날 때 읽어보는데 바쁠 때는 다 지우라고 할 때도 있지만 주말에 읽어보면 저에 대해 아주 상욕을 하는 분들도 있고 정신 좀 차리라는 분들도 있고, 정제되지 않은 걸로 보는데 지금도 휴대전화 없애라는 분이 많지만 오래쓰던 번호라 아까운 마음이 있다. 제 처도 휴대전화를 바꿨어야 하고 누굴 통해서 (연락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번호 바꾸면 가까운 사람에게 일일이 이 번호라고 알려줄 수는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저와 제 아내도 전직 대통령 때 프로토콜로 바꿨으면 되는데 이런 문제의 발생 원인이 근본에 들어가면 저한테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초선 의원들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면 다 받아서 '이런 대통령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지난 2년 반 동안 외면했던 제2부속실을 곧 설치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씨와 통화를 하면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국민적 질문에 대한 답은 회피한 채 초선 의원들과 직접 전화통화 한다는 이야기까지 언급하며 마치 명씨와 통화가 일상적인 소통 차원이었다는 식의 해명이다. 오히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서로의 휴대전화를 들여다 볼만큼 긴밀하게 주변인들과 소통을 한 사실을 공유했다면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서로 공유했을 가능성이 컸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휴대전화 관련 불필요한 답변은 다른 질문에 대해서도 나왔다. 문화일보 기자가 '김 여사가 대통령 취임 이후에 명씨와 수시로 연락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물었을 때 윤 대통령은 “제가 제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물어봤다”며 “일단 대통령 취임하면 그전과 소통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하니 본인도 많이 줄인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이날 회견에서는 공천 개입 의혹 대신 윤 대통령 부부가 서로 휴대전화를 어떻게 사용하고 서로에게 대하는지 자세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한 셈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담화 발표 전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사과의 기자회견이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자회견 끝부분에서 부산일보 기자가 “어떤 부분을 사과하는지” 물으며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될만한 일인데 시끄러우니 사과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무엇을 사과하는지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기사를 꼼꼼하게 볼 시간이 없다”며 “잘못 알려진 게 굉장히 많은데 그거 가지고 맞네 아니네 하고 다퉈야겠나.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이에 경향신문 기자가 재차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불필요한 이야기, 안 해도 될 이야기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니 그부분에 대해 사과드리고 국민들께서 속상해하니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진솔한 태도로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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