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하나 정도만 하자 목아프다"…野 "생중계 현장에 반말 찍찍"

윤석열 기자회견 야당들 한목소리 혹평…민주당 "공허한 사과 이후 모든 의혹 뭉개"
조국혁신당 "무제한 끝장회견이라더니, 예고편부터 거짓"…국민의힘 "많은 의구심 해소"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7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에 대해 야당들은 혹평을 내놨다.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 등을 제대로 해명하지 않은 채 알맹이 없는 사과를 내놨다는 평이다. 일부 야당은 탄핵을 외치거나 대통령 퇴진 목소리에 힘을 싣겠다는 반응이다. 반면 여당에서는 이번 회견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민심 거부 외친 140분, 국민은 절망합니다> 브리핑에서 “오늘 기자회견조차 김건희 여사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시종일관 김건희 지키기에만 골몰한 대통령의 모습은, 오늘 기자회견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똑똑히 보여줬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허한 사과 이후 모든 의혹을 뭉갰다. 자신의 육성이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기와 독선 앞에 절망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돕는 게 왜 문제냐며, 그게 국정농단이면 국어사전을 고쳐야 한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며 “대통령이 잠든 사이 대통령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영부인이 정상이냐? 윤석열 대통령은 국어사전 고치란 말 이전에 국어사전을 펼쳐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본인이 특별검사로 일해놓고 이제 와 특검이 잘못됐다고 말하냐”며 “공천개입, 국정농단, 뇌물수수, 주가조작 등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의혹이 없으니 이제 대놓고 억지를 부리나? 특검 출신 대통령의 국민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명태균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도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총선 때 추천 들어오면 인재영입위에 줬다'는 말이 바로 공천 개입에 대한 자백”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으며 다시 한번 탄핵을 주장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치와 상식을 뒤엎는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탄핵의 필요성만 더 키웠다”며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듯한 현실 인식 수준을 그대로 내보이면서, 어처구니없는 망언록만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황 원내대표는 “김건희라는 '주어'가 빠진 사과, 사과할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면 사과하겠다는 배짱에 비웃음만 커진다”며 “이제 민심의 태풍을 그대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 탄핵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무제한 끝장회견'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불편한 질문이 나오자 회견을 끊은 것도 비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끝장회견 앞에 '점심 전까지'가 생략되어 있었던 게 아니라면 애초 '무제한 끝장회견'이라는 용산 대통령실의 예고편부터 거짓이었다”며 “용산 대통령실 기자들의 질문이 마를 때까지 이어갈 것처럼 예고해놓고, 윤 대통령 목이 아프다는 이유로 그만하냐”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하나 정도만 하자, 목이 아프다, 더 할까?”라고 말한 것을 두고 김 수석대변인은 “아무리 자신을 보좌하는 비서라지만, 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생중계로 지켜보는 현장에서 마이크에 대고 반말을 찍찍해대냐”며 “저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또 배운다”고 했다.

진보당도 윤석열 퇴진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로 확인된 국민 여론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은 듯 답하며 쇄신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고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침소봉대, 가짜뉴스, 녹취조작, 악마화 등을 언급하며 억울함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앞으로 한달간 윤석열 정권 퇴진에 대한 국민 뜻을 모으기 위한 전국 순회일정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주 토요일 4시에는 노동시민사회와 함께 윤석열 퇴진 1차 총궐기 집회를 열고 5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촛불대행진을 펼치겠다고 했다. 오는 13일 11시에는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발족식, 오는 16일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야당 공동 집회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기본소득당은 이날 회견에서 권력 사유화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 <탄핵합시다, 나라를 살립시다>를 내고 윤 대통령이 “앞으로 부부싸움 많이 하겠다”고 한 대목에 대해 “국정을 그저 '자신과 제 집안의 일' 정도로 치부하는 권력 사유화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통령의 처참한 인식을 국민은 또 다시 목도해야 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탄핵 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던 140분”이라고 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아내가 사과하라고 해서 한다. 죄송하긴 한데, 악마화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되겠냐.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갈테니 잘 봐달라고 했다”며 “너무나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며 무대책인 3무 대국민담화”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회가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국회도 달라져야 합니다.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에서 “국정의 미흡함이나 논란에 대해서는 겸허히 사과하셨고 충분한 현장 답변을 통해 많은 의구심이 해소됐다”며 “2시간이 넘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통령의 진정성과 국정 쇄신 의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