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의 지지, 해리스에겐 득이었을까 독이었을까?’

심우삼 기자 2024. 11. 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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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하면서 스타들의 전폭적인 해리스 지지가 정작 유권자들의 표심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미국 스타들의 해리스 지지가 이번 대선에서 왜 영향력이 없었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를 지지한 스타들은 선거 결과에 낙심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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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와 카멀라 해리스. AP 연합뉴스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패배하면서 스타들의 전폭적인 해리스 지지가 정작 유권자들의 표심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미국 스타들의 해리스 지지가 이번 대선에서 왜 영향력이 없었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해리스는 선거기간 동안 분야를 막론하고 유명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리어나르도 디캐프리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지 클루니, 앤 해서웨이, 스칼릿 조핸슨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 빌리 아일리시, 에미넘, 스티비 원더, 아리아나 그란데,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들이 해리스 지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프라 윈프리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마지막 유세에 참석한 모습. AFP 연합뉴스

이는 경쟁 상대였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견줘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으로, 이런 지지세가 실제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이번 선거의 중요한 관전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스타들의 해리스 지지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로는 이들이 주로 ‘집토끼’에 먹히는 인사들이었다는 점이 꼽혔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의 세스 아브라모비치 선임기자는 “오프라 윈프리, 케이티 페리, 비욘세, 레이디 가가, 마돈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스타들의 지지자(흑인, 여성, 진보주의자, 성소수자)는 이미 해리스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스타 대다수는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이들의 민주당 후보 지지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카디비 인스타그램 갈무리

다만, 이런 한계에서 비껴가 있던 인물이 테일러 스위프트였다. 보수층에서도 즐겨 듣는 ‘컨트리 음악’으로 가수 생활을 시작해 양분된 미국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지만, 트럼프 당선을 견인한 라틴계와 흑인 남성층에게까지 영향력이 닿지는 못했다고 아브라모비치는 덧붙였다.

스타들의 지지 선언이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도는 높일 수 있어도, 개인의 투표 성향까지 좌우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마가레타 벤틀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유권자들은 유명인의 지지가 아닌 그들의 가치관에 기반해 투표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애쉬센터의 애슐리 스필레인도 “(유명인의 지지가) 비당파적 시민의 선거 참여를 촉진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면서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 결과가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유명인의 지지 후보와 일치하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스타들의 지지에서 소외됐던 공화당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유명인들의 지지가 반드시 보통 사람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엘리트’라는 열쇳말을 통해 파고든 것이다. 쉽게 말해 “비욘세가 가스값을 걱정하겠느냐”는 것이다.

로런스 에프 메슬론 뉴욕대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할리우드 앞에 ‘리버럴’이란 말을 빼놓고 말한 공화당 후보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스타들의 지지가 미국의 정치 담론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가디언은 다음 선거에서도 정치인들은 유명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할 것이라며, 해리스의 선거 캠페인에 스타들의 지지가 해를 끼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메슬론 교수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여성 가수가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았다면 더 큰 부정적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를 지지한 스타들은 선거 결과에 낙심한 모습을 보였다. 유명 래퍼 카디비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실망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나는 너희들이 싫어. 나빠”라고 적은 글을 올렸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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