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파’가 ‘마가 계승자’로…40대 부통령 밴스[트럼프 2기]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연방 상원에 입성한 지 2년 만에 역대 세 번째 젊은 부통령이 되며 정치적 지위가 수직 상승했다. 정계 입문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판하기도 했던 밴스 당선인은 이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이어갈 ‘후계자’이자 공화당의 잠재적인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게 됐다.
CNN 등에 따르면 6일 밴스 당선인은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인 승리 연설에 함께 참석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복귀”라고 소감을 밝혔다.
밴스 당선인은 “놀라운 여정에 함께하게 해준 트럼프에게 감사하다”며 “트럼프의 리더십은 여러분의 꿈을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가장 위대한 복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앞서 연설한 트럼프 당선인은 밴스 당선인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부통령 후보를 참 잘 고른 것 같다. 처음에는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내 생각이 맞았다”고 말했다.
이는 밴스 당선인이 대선 운동 기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식 없는 캣레이디(고양이 기르는 여성)”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유권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당내에서도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사실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밴스 당선인은 1984년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약물 중독 등을 지켜보며 자랐다. 고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전에 참전한 그는 이후 오하이오주립대,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 투자 전문가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밴스 당선인은 2016년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를 통해 전국적으로 스타가 됐다. 이 책은 가난한 백인 노동자의 삶을 다루는데, 러스트벨트 유권자들이 그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사실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이 책을 좋아해 밴스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했을 때 도널드가 이미 그를 알고 있었다.
2018년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고려하다 포기한 밴스 당선인은 2022년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당선되며 의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정치인을 꿈꾸기 전 그는 ‘네버 트럼프(트럼프만은 절대 안 된다)’를 외치던 공화당원이었다. 2016년 대선 전엔 트럼프 당선인을 “미국의 히틀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세계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극찬하며 ‘충성파’로 돌아섰다. 2021년 오하이오 상원의원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그는 유세 기간 미국 우선주의, 이민자 혐오에 기반한 강경한 이민 정책, 2020년 대선 결과 부정 등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주장을 설파하는 데 앞장섰다.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기간에도 밴스 당선인은 포퓰리즘적인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에 앞장선 대표적인 보수 인사로 꼽힌다.
밴스 당선인이 로스쿨 시절 만나 결혼한 부인 우샤 밴스는 내년 1월 밴스 당선인의 부통령 취임과 함께 미국 최초의 인도계·힌두교도 세컨드 레이디가 된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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