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잡담 수준" "끌어내려야"…野, 윤 대통령 담화에 비판

한 시민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생중계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가경제자문회의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자세히 못 봐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전해지는 얘기를 들어보면 국민이 동의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5선 중진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었다"며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태균 의혹 해명은 다 거짓말"이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국민의 분노,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범부로서 김건희 변호사를 보았을 뿐이다.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대변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은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정치 선동이자 삼권분립 위반이다', '검찰총장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한 것이 있다'는 등의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기가 찬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국민의 실망은 바다보다 깊고 분노는 태산보다 높다"며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망각한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후반기 하산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술자리에서 허세 많은 선배가 일방적으로 잡담하는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자백들도 나왔다"고 평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V0 김건희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V1의 결사적 노력을 봤다"며 "윤석열은 사실 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레 국민을 꾸짖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통령 자리에 더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뭘 사과하는지도 모르는 이게 사과 맞냐"며 "오늘 밝혀진 사실은 여사는 대통령 핸드폰을 보지만 대통령은 부인 핸드폰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뿐"이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당장 내려오라"며 "격이 떨어지고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 몫"이라고 전했다.

개혁신당은 "대국민 사과 하랬더니 가르침 내려준 대통령"이라며 "기대한 국민이 죄송하다"고 비꼬았다.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결국 다시 실망감만 안겼다"며 "풀이해 보면 '아내가 사과하라고 해서 한다', '죄송하긴 한데 악마화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내의 조언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되겠냐',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갈 테니 잘 봐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너무나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며 무대책인 3무 대국민담화"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왜 그런 일이 발생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나왔어야 하지만 문제 인식도 원인 분석도 대처 방안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랬더니 대국민 훈시를 하고 앉았다"며 "애당초 기대조차 말았어야 하는데 혹시나 기대한 우리의 잘못을 깊게 통감한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