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담화후 ‘끝장회견’… 취재진과 마주앉아 최장시간 문답

손기은 기자 2024. 11. 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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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국민담화 중간에 단상 오른쪽으로 한 걸음 나와 고개를 숙이며 국민께 사과했다.

윤 대통령이 자리 잡은 단상을 기준으로 바로 앞쪽에 사전 지정으로 착석한 80여 명의 기자석, 그 뒤로 영상 취재진과 자율 형식으로 앉은 50여 명의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상황 속에서 회견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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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스케치
15분간 3400자 분량 담화 발표
단상-취재진 사이 1m이상 좁혀
130여명 취재진 발디딜틈 없어
정진석·성태윤 등 참모진 배석
질문 세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국민담화 중간에 단상 오른쪽으로 한 걸음 나와 고개를 숙이며 국민께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김건희 여사 문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통화 의혹 등이 불거진 데 대해 사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남색 정장 차림에 연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연단에 들어선 윤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15분간 약 3400자 분량의 대국민담화를 시작했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담화문 분량도 대폭 줄였다. 직전 8월 국정 브리핑(약 1만2000자)의 4분의 1 정도 분량이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를 언급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대국민담화 장소도 지난 8월 국정 브리핑 겸 기자회견 때처럼 용산 집무실 책상에서 하지 않고, 이날은 기자들이 자리한 브리핑실을 택했다.

대통령실은 취재진의 ‘무제한 질문’까지는 아니지만, ‘자유 질의응답’ 형식을 취해 더 많은 기자가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중단했던 도어스테핑(약식 문답) 등을 포함해 이날 회견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받았다.

또 윤 대통령은 원고를 띄우는 프롬프터 등 보조 장치 없이 즉문즉답 방식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지난 기자회견에 비해 윤 대통령의 단상과 취재진 의자 사이 거리도 1m 이상 좁혔다고 한다. 기자단 의자는 윤 대통령 단상을 감싸는 형태로 배치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과 더 가까워지겠다는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뤄진 조치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답변 내내 “솔직하게 다 말하는 것” “풀어 말하겠다” “약간 길게 말하겠다”며 가감 없이 진솔한 자세로 이번 담화에 나섰음을 강조했다. 김 여사 또는 명 씨 관련 의혹 등 불편한 질문을 받을 때도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밝히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자리 잡은 단상을 기준으로 바로 앞쪽에 사전 지정으로 착석한 80여 명의 기자석, 그 뒤로 영상 취재진과 자율 형식으로 앉은 50여 명의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상황 속에서 회견이 진행됐다. 취재진 자리 오른쪽에 정진석 비서실장·성태윤 정책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3명의 실장과 7명의 수석비서관, 안보실 1·3차장 등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이 앉아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이날 회견 사회는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봤다. 윤 대통령은 이들과 전날까지도 예상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불편하고 곤란한 질문 위주로 답변 준비에 집중했다”고 했다.

손기은·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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