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트럼프와 빨리 만나야 한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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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로 당선을 축하하고 이른 시일 내에 회동하기로 합의한 것은 발 빠른 대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을 먼저 찾는 정상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인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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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그것도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강력한 모습이다. 그는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임기 중 자신의 정책 의제 모두를 이루려 들 것이다. 트럼프 2기의 거친 파도가 밀려오는 형국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잘만 하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첫째, 거래의 방식으로 외교를 전개하고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며 유리한 협상을 추구한다. 둘째, 대통령의 자아(ego)가 협상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셋째, 미군 주둔 비용 분담이나 무역수지와 같은 숫자에 관심이 많고, 이를 미국에 유리한 숫자로 바꾸는 것을 즐긴다. 넷째, 말은 거친데 결과를 놓고 보면 나름 실용적으로 선택한다. 중국과의 전략 경쟁, 나토(NATO) 국가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 김정은과의 북핵 협상, 그리고 문재인 정부 당시 한·미 관계 등에서 나타난 모습 모두 이러한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주의적 행태다.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를 구분, 차별한다. 여기가 트럼프와의 공동 보조 출발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로 당선을 축하하고 이른 시일 내에 회동하기로 합의한 것은 발 빠른 대응이다. 다음 주 페루와 브라질 순방 후 귀국 길에 플로리다를 들러도 좋다. 만나서 소통하며 호감을 확인하고, 그가 원하는 거래 방식의 외교에 호응하며, 더욱 긴밀한 협력을 함께할 수 있게 된다면 충분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을 먼저 찾는 정상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인식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의 방식이다. 그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모호한 답을 내놔선 안 된다. 의견이 달라도 거래의 관점에서 다른 대안을 제시하거나,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 해도 진솔하고 분명한 의사 전달이 중요하다. 준비한 자료를 읽어서도 안 된다. 실력이 없는 지도자라고 생각되면 무시하는 성격이다. 대등한 대화 능력, 그의 전략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지도자임을 각인시키면 충분하다.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팝송을 부르며 보여준 윤 대통령의 친화력이 다시 발현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한·미 현안은 많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는 한반도 문제에 앞선 당면 현안이 더 많다. 우크라이나 종전, 중동 문제 해결, 중국과의 전략 경쟁 등을 먼저 풀어야 한다. 따라서 한·미 현안은 향후 주고받는 식으로 풀어가겠다는 이해를 함께하면 충분하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혹시 모를 주한미군 감축 △북핵 협상 및 한국의 안보 우려 △대미 무역 흑자 등이 부채의 영역이라면, ‘우크라이나 지원, 중국 문제 관련 협력, 공급망 등 대미 경제안보 기여, 대미 투자’ 등은 자산의 영역이다. 개별 사안 하나를 고민하기보다는 더 큰 거래(big-deal)를 구상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첨단 과학기술 시대의 경제적 번영을 실현해야 한다. 정상 간 소통과 화합만 잘 되면, 그 어느 행정부보다 큰일을 할 수 있다.
유능한 항해사는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파도를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준비됐는가? 이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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