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 ‘유리천장’ 깰 기회였지만… 스스로 걷어찬 해리스?

김송이 기자 2024. 11. 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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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각) 치러진 제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이어 8년 만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후보로 나섰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막혀 '유리 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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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여성 유권자 결집 실패
여론조사 여성지지율, 바이든과 큰 차이 없어
“낙태권 의제 부각했지만, 그게 전부”

5일(현지 시각) 치러진 제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이어 8년 만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후보로 나섰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막혀 ‘유리 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지 못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AP=연합뉴스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의 딸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최초의 여성 겸 최초의 흑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최초의 여성·흑인·아시아계 부통령 등 여러 기록을 써왔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미 헌정 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초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하자 빠르게 바통을 넘겨 받아 3분기에만 10억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으는 진기록을 썼다. 이후에는 낙태권을 지지하는 백인 여성들의 숨은 표심을 자극해 ‘숨은 해리스’(Hidden Harris)를 집결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자아냈다.

그러나 해리스는 결국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시키지 못했다. CNN 출구조사 결과 미국 여성 유권자들 중 해리스를 지지한 비율은 54%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55%)과 큰 차이가 없었다. 더구나 민주당에서 ‘숨은 해리스’(Hidden Harris)로 기대했던 백인 여성들도 트럼프 지지 비율(52%)이 해리스(47%) 보다 높았다.

에이피(AP)통신은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해 미국 정치에서 가장 높은 유리천장을 깰 기회를 가졌지만, 해리스 대신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복귀시켰다”면서 “이 복귀는 여성들 사이에서 상당한, 심지어 (이전 대선보다) 약간 개선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 의제를 부각했지만, 그 외에는 ‘왜 해리스여야 하는지’를 증명하지 못했다. 해리스가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는 여성 유권자에게도 크게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CNN 방송은 “해리스는 대부분의 경우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보다 훨씬 낮은 성적을 거뒀다”고 전했다.

낙태권 의제를 내세우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성별 의제를 언급하기 꺼려한 것도 해리스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8월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정당, 인종, 성별, 언어와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 과정에서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입었던 흰색 옷을 즐겨 착용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조적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흰색 바지 정장을 입고 뉴욕 자비트 센터에서 유리천장을 깨는 퍼포먼스를 한 것과 달리 해리스는 성별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고 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16년 대선에서 ‘유리천장을 깨겠다”면서 벽면과 천장이 모두 유리로 만들어진 뉴욕 맨해튼 자비츠 센터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가 미국 정치권의 단단한 유리천장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보장한 수정헌법 제19조가 통과된 지 105년이 지났지만, 미국인들은 여성 대통령을 백악관에 보내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248년 동안 남성이 이끌어왔고, 앞으로 최소 4년은 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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