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주력 LNG선 ‘파란불’…건설기계도 수주 확대 기대감↑ [트럼프의 귀환]

2024. 11. 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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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건설기계 업계 영향
에너지 수출입 확대는 호재
글로벌 물동량 감소는 악재
건설기계는 수출 확대 기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계도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석연료 부활 정책으로 미국의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수출입이 늘어나는 것은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보호무역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는 악재가 될 수 있어 기대와 우려가 섞여 나오는 분위기다.

반면 최근 주춤한 건설기계 업계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조업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따른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추진 등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조선업계의 영향은 선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 조선사가 강점을 보이는 LNG·LPG 운반선 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저렴한 에너지 사용을 강조해 왔고 에너지 수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LNG와 LPG 수요와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며 운반선 발주 또한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조선소는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을 80% 수주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LNG 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2억6100만달러(약 3656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선종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컨테이너선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 하에 중국 견제를 강화하며 관세 장벽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어드는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특히 물동량이 국지적으로만 유지되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나 노후 컨테이너선의 친환경 교체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고 봤다.

컨테이너선은 과거 저가 수주의 대명사였으나 최근 전반적인 신조선가 상승, 친환경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올랐고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LNG 운반선 평균 가격을 넘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수출입이 늘면 한국 조선이 특히 강한 LNG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교역량 감소가 우려되지만 중동 전쟁, 홍해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때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대형 휠로더(DL420A-7M)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건설기계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집권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건설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 확대, 제조업 기반 재건 등을 공언해 온 만큼 건설기계 분야가 주요 수혜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인 석유·가스 시추 허가나 셰일가스 개발 관련해서도 각종 장비가 필요해 수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신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꾸준히 언급해온 만큼 전쟁 종결 시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관련 수주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2033년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총 4863억달러(약 681조원)로 주택, 교통, 에너지 인프라 재건 수요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올해 2월 주요 7개국(G7)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에 가입한 바 있다.

두산밥캣이 생산하는 백호로더의 모습 [두산밥캣 제공]

다만 실질적인 업황 전환은 내년 하반기는 돼야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고금리 여파로 건설 지출이 줄면서 북미 건설기계 시장은 이미 조정기에 들어갔고 대선이 끝나더라도 정부의 예산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풀릴지 구체화된 이후에야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발 지향성이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며 “사업 면에서 기대효과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많아 신 행정부의 예산 방향성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내년 초부터 시장 감소세가 줄고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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