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면죄부?… 트럼프 '재판 4건' 흐지부지 종결되나

[트럼프 시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현재 진행 중이던 트럼프 당선인 관련 형사 재판들의 판결이 미뤄지거나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현지 법조계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형사 재판들의 판결이 미뤄지거나 종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CBS, ABC 뉴스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그를 피고인으로 하는 형사사건 4건 재판은 흐지부지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 ▲국가기밀문서 유출 사건 ▲잭 스미스 특별 검사가 기소한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사건 ▲조지아 주 검찰이 기소한 대선 결과 전복 시도 사건 등으로 재판 중이다.

특히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경우 배심원단은 트럼프 당선인이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뒷돈을 지급할 목적으로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사건 담당 후안 머천 판사는 판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선고 날짜를 오는 26일로 연기했다.

현지 법조계는 선고가 대선 이후로 미뤄지면서 머천 판사가 무거운 형량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리 코헨 보스턴칼리지 법대 교수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새로운 상황(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이 머천 판사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보호관찰 수준의 가벼운 형량을 선고하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 임기를 마칠 때까지 선고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은 임기 중 구속될 수 없다"며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임기 후에나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잭 스미스 특검이 제기한 '마러라고 별장 기밀문서 유출 사건'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사건' 재판도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키 클리먼 CBS뉴스 법률 분석가는 당선 확정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새 법무장관과 법무부가 스미스 특검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2초 만에 스미스 특검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ABC뉴스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 것이 법무부의 오랜 관행"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시 소송이 즉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CBS뉴스는 조지아 주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기약 없이 중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아베세도 에머리 대학 법학 교수는 "(조지아 주 형사 사건이) 보류를 넘어 아예 중단될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 주) 애틀란타 법정에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mike4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