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내 전쟁 끝낸다"던 트럼프 당선…젤렌스키 웃을 수 있을까

이창규 기자 2024. 11. 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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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24시간 내 전쟁 종식 공식…우크라 양보 시사하기도
젤렌스키 "협력 발전 기대"…러시아 "취임 후 정책 지켜볼 것"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전날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를 가장 조마조마하게 지켜봤을 사람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희비가 엇갈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시사한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군사·경제적 지원 축소를 종전 압박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선 1월 20일(대통령 취임식) 전에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 7월에는 당선 시 24시간 내 전쟁 종식을 공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종전 방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생각하는 종전안은 우크라이나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종전과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는 방식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을 때 "양측(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좋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선거 기간 내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9월 말 선거 유세 현장에서 "최악의 협상이라도 지금의 상황보다는 나았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조금 양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는 있으나 미국이 지원을 줄일 경우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는 러시아 쪽으로 급격히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엔 약 1만 2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는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독일의 키엘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로, 유럽연합(EU) 전체(43%)가 지원하는 규모와 맞먹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도 지난 2일 텔레그램을 통해 "전선 상황이 어렵다"며 "특정 지역에선 지속적인 자원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KBS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거나 줄일 수 있다"며 "지원이 약해지면 러시아가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할 것이고 이는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상호 호혜적인 정치적·경제적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축하하고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트럼프의 종전안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 더 이상의 지원은 안 된다. 협상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협상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더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도 강하게 압박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기보다 취임 후 정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 나라 간의 관계가 역사상 최악 수준이며, 악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러시아는 미국 정치인들이 러시아에 대해 한 발언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외교 정책의 궤적을 바꿀 수 있지만, 트럼프가 취임하는 1월에 그렇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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