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예치금 이자 내린다…거래소 격차 커지나

연결은행 이자만 지급…거래소 재원 활용 불가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이용자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올렸던 예치금 이자를 다시 내린다.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애초 은행 지원을 두둑이 받은 대형거래소만 유리해져 업계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가상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예치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18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모범규준은 예치금 운용수익 외 다른 재원으로 이자를 충당하지 못하도록 했다. 즉 은행이 지급하는 이자 외 거래소가 자체 재원을 활용해 이자를 더 얹어주지 못하게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일부 거래소들은 현재 제공 중인 이자율을 내리는 게 불가피해졌다. 현재 업비트 2.1%, 빗썸 2.2%, 코인원 2.3%, 코빗, 2.1%, 고팍스 1.3%를 적용 중으로 이 중 업비트 등은 은행이 온전히 이자를 감당하고 있지만, 자체 부담분이 있는 빗썸과 코빗은 이자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은 현재 농협이 2.0%를 부담하고 나머지 0.2%를 자체 부담하고 있으며, 코빗은 신한은행이 1.5%, 자체 부담이 0.6%로 알려졌다. 코빗은 이달 들어 기존 2.5%의 이자율을 0.4%포인트 내린 바 있다.

이로써 거래소들의 예치금 이자율은 지난 7월 거래소들이 최초 공지했던 이자율로 되돌아갔다. 다만 업비트등은 케이뱅크와 재협상을 통해 이자 상승분을 은행 전액 부담으로 해 현재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인원은 이날부터 예치금 이자를 0.3%포인트 내린 2.0%로 조정했다. 카카오뱅크가 이자를 전액 부담하긴 하지만 은행 금리 변동에 따라 내린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과당 경쟁은 막았지만 거래소간 이자율 격차가 벌어져 업계 불균형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거래소는 2% 이상을 지급하지만 중소거래소는 1%대 이자를 지급해 이용자들이 대형거래소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마련한 모범규준이 거래소와 고객 관계만 집중하고 은행과 거래소 관계는 외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자율 격차와 이로 인한 불공정 경쟁은 애초 은행과 거래소의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를 묵과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과당경쟁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대형거래소 쏠림을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있다"며 "애초 문제는 은행과의 관계에서 거래소들의 협상력 차이로 발생했는데 이러한 점은 무시하고 거래소만 규제하는 당국의 조치가 아쉽다"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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