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 좌우 갈등으로 사실상 정부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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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연립정부가 중도 우파 세력의 이탈로 사실상 분해됐다.
지난 2021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및 경제난으로 휘청거렸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년 1월에 퇴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숄츠는 린드너에게 내년 정부 예산과 관련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며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 탈퇴로 인해 숄츠의 사민·녹색 연합이 더 이상 원내 최대 세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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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출 확대 vs 감세 놓고 대립 끝에 3년 이어간 연정 해체
내년 1월 숄츠 총리 신임 투표 진행...부결되면 같은해 3월 조기 총선
[파이낸셜뉴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연립정부가 중도 우파 세력의 이탈로 사실상 분해됐다. 지난 2021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및 경제난으로 휘청거렸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년 1월에 퇴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영국 BBC 등 유럽 매체들에 따르면 숄츠는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에게 린드너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숄츠는 린드너에게 내년 정부 예산과 관련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며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숄츠는 린드너에 대해 "너무 자주 신뢰를 깼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자신의 지지자와 당의 생존에만 관심을 뒀다. 그런 이기주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린드너는 숄츠가 “독일을 불확실성으로 이끌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21년 9월에 총선을 치른 독일에서는 과거 16년 동안 집권했던 우파 계열의 기독민주연합(기민련)·기독사회연합(기사련) 연합이 몰락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숄츠가 이끌던 좌파 계열의 사회민주당(사민당)은 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했다. 그는 대신 다른 좌파 계열의 녹색당 및 중도 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세웠다. 숄츠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올랐고 자유민주당의 대표였던 린드너에게 재무장관을 맡겼다. 녹색당의 로베르트 하베크 대표는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에 올랐다. 이들의 연립정부는 각 당의 대표 색깔을 따서 ‘신호등 정부’라고 불렸다.
3당 대표들은 우크라 전쟁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고, 중국의 경기 침체로 독일 경제마저 불황을 겪자 경제 문제로 자주 다퉜다. 지난달 독일 정부 관측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린드너는 연정 출범 이후 난민 혜택과 실업수당 등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법인세 인하 등으로 기업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냈다. 반면 숄츠와 하베크는 공공 부채 한도를 제한한 헌법을 고쳐 정부가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린드너는 지난달 숄츠가 경기 부양을 논의하기 위해 재계 관계자들을 소집하자 같은 날 따로 재계 간담회를 열어 불만을 드러냈다. 숄츠는 오는 14일 내년 예산안 의회 심의를 앞두고 린드너와 하베크를 불러 최종 합의를 시도했으나 의견조율에 실패했다.
현지 매체들은 린드너가 해임되면 볼커 비싱 독일 교통장관 등 다른 자유민주당 소속 각료도 사임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 탈퇴로 인해 숄츠의 사민·녹색 연합이 더 이상 원내 최대 세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녹색당의 하베크는 일단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총리직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1월 15일 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신임투표로 의회가 조기 총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부결되면 내년 3월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숄츠는 의회의 총리 신임을 받을 경우 녹색당과 소수 정부를 운영하거나 제 1야당인 기민당과 협력해서 정부를 꾸려야 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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