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바닷속 ‘완벽 구현’… 제작효율성 올린 첨단 스튜디오[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박지웅 기자 2024. 11.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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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11) CJ ENM
지름 20m 벽면에 ‘LED 스크린’
현실배경으로 배우 몰입감 높여
세트설치 필요 없어 비용 ‘절감’
기상변수 리스크 줄여 촬영단축
지난달 2일 경기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센터 버추얼프로덕션(VP) 스테이지에서 안희수(오른쪽 첫 번째) 팀장이 VP 촬영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파주=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뉴욕 맨해튼, 자작나무 숲, 에베레스트 산, 수심 깊은 바다 등 상상하는 모든 장소를 이곳에서 구현 가능합니다.”

지난달 2일 경기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센터 버추얼프로덕션(VP) 스테이지에서 만난 안희수 CJ ENM VP 팀장은 이같이 말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VP 촬영기법을 소개했다. CJ ENM VP 스테이지는 360도 벽면과 천장을 모두 LED 스크린으로 꾸민 최첨단 스튜디오다. 메인 LED 월은 지름 20m, 높이 7.3m 크기의 타원형 구조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 해상도 역시 32K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흔히 아는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이 아닌 다양한 현실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촬영할 수 있어 배우와 제작진의 몰입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튜디오의 층고 또한 높아서 다양한 무대 구성 및 연출 역시 가능하다. 안 팀장은 “설치 및 철거를 반복해야 하는 세트 제작 비용과 현지 로케이션 섭외 및 기상 변수 등의 제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후반 작업 기간을 단축해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평균 5∼10%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외 촬영보다 체력도 아낄 수 있어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CJ ENM은 VP 스테이지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오픈 이후 현재까지 드라마, 영화, 쇼·예능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광고 등 60편 넘는 콘텐츠를 VP 스테이지에서 촬영했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 등 스크립트 콘텐츠 제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편이 제작됐거나 제작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연내 6편의 드라마가 추가로 VP 스테이지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운수 오진 날’ 제작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기존 촬영 기법으로는 카메라 무빙이나 각도 등에 제약이 있었지만, VP 스테이지를 이용해 영상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며 “촬영시간 역시 20∼30%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 ENM VP팀 직원이 VP 스테이지를 제작하기 위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2024년 최고의 히트작 ‘눈물의 여왕’은 VP 스테이지의 장점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대표작이다. ‘눈물의 여왕’에는 북유럽의 풍광이 느껴지는 ‘자작나무 숲’이 등장한다. 자작나무 특유의 새하얀 줄기와 소복하게 쌓인 눈이 어우러진 숲의 절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처럼 보이는 이 장면의 촬영지는 VP 스테이지. 시공간을 뛰어넘은 VP 기술에 배우의 연기, 후반 CG 작업을 곁들여 완벽하게 ‘눈 내리는 자작나무 숲’이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향후 VP 스테이지는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몰입형 확장현실(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실감 기술을 활용해 한층 진화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도 진행할 계획이다. CJ ENM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제작 인프라가 집약된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이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웰메이드 지식재산(IP) 양산 체제를 갖춰 K-콘텐츠 탄생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VP는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글로벌 VP 시장은 매년 14.3%씩 증가해 2026년 4조3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도 CJ ENM뿐만 아니라 브이에이코퍼레이션·덱스터스튜디오 등이 실제 활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서비스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정책지원과 민관협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버추얼스튜디오 기술이 미국 등에 밀리지 않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시설 투자뿐만 아니라 관련 인재 양성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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