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이자 괴짜… 20세기 음악계 호령한 ‘바이올린 왕’[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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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크라이슬러(1875∼1962)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명 바이올리니스트로 '바이올린의 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당시 편곡자로도 유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음악계를 평정한 그는 이젠 잘 알려지지 않은 선배의 작품들을 직접 편곡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1905년 발표한 빈의 왈츠 대가였던 요제프 라너(1801∼1843)의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그리고 '아름다운 로즈마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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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해외 누비며 연주회
음대 아닌 의대 진학·미술공부
군 징집되며 수년간 공백기도
왈츠 3부작은 앙코르곡 호평
프리츠 크라이슬러(1875∼1962)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명 바이올리니스트로 ‘바이올린의 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당시 편곡자로도 유명했다.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가 바이올린 소품곡 ‘아름다운 로즈마린’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크라이슬러는 이미 10대의 나이에 유럽은 물론 신대륙인 미국에서까지 연주회를 열 만큼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그는 뛰어난 재능만큼이나 괴짜 기질도 함께 타고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음악대학 대신 의대에 진학해 2년 동안이나 공부를 했고, 그것도 모자라 돌연 로마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하기도 했다. 또 스무 살이 되던 해에는 군에 징집돼 몇 년간이나 바이올린을 손에서 내려놓은 채 음악은 아예 잊고 살았다.
그러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는 다시 무대에 오르길 원했다. 그렇게 몇 년간의 외유 끝에 다시 음악계로 복귀한 그는 23세가 되던 1898년에는 지휘자 한스 리히터의 초청으로 빈 필하모닉과 독주자로서 협연했고, 그 이듬해인 1899년에는 아르투어 니키슈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유럽 최정상의 오케스트라를 섭렵한 후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카네기홀에서 데뷔 연주를 가졌다. 구대륙과 신대륙 모두를 거머쥐며 이뤄낸 음악적 업적들은 성공적인 복귀 수준을 넘어 20세기 음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음악계를 평정한 그는 이젠 잘 알려지지 않은 선배의 작품들을 직접 편곡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1905년 발표한 빈의 왈츠 대가였던 요제프 라너(1801∼1843)의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그리고 ‘아름다운 로즈마린’이다. 크라이슬러는 당시 이 작품들을 직접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바이올린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크라이슬러가 60세가 되던 1935년, 그는 세상이 까무러칠 만한 폭탄선언을 한다. 내용인즉슨 ‘아름다운 로즈마린’을 비롯한 지금껏 선배 작곡가들의 작품이라며 편곡을 발표해왔던 모든 곡이 사실은 본인이 직접 창작해 낸 자작곡이라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우선 지긋지긋한 비평가들의 악평을 피하기 위해서였고, 또 자칫 수준 낮은 작곡가라는 오명이 씌워져 자칫 지금껏 쌓아 온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명성에 금이 갈까 두려웠다는 이유를 들었다.
크라이슬러의 괴짜 같은 발상과 해명에 모두 어안이 벙벙해 했으나 누구의 작품을 도용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한 것도 아니니 해프닝으로 일단락되었다.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큼 유명한 곡인 ‘아름다운 로즈마린’은 그 제목 때문에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여성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로즈마린이 과연 누구일까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그의 전기를 다룬 책들이나 여타의 전언에서조차 로즈마린이라는 여성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즈마린이 미상의 여인의 이름이든 단지 허브 꽃의 이름이든 상냥함으로 가득 채운 소박한 작품은 듣는 이로 하여금 시들지 않는 산뜻한 싱그러움을 전한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프리츠 크라이슬러 ‘아름다운 로즈마린’
1905년 발표한 ‘3개의 빈의 옛 춤곡들’에 수록된 곡으로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아름다운 로즈마린’ 순이다. 18세기경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유행했던 춤곡인 렌들러를 바탕으로 작곡된 작품으로 세 박자의 왈츠곡 형식이다. 2분 남짓의 경쾌하고도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는데 특히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앙코르 레퍼토리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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