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기 머지 않은 베테랑 투수의 이유있는 미국행 "이대로 끝낼 게 아니라 최대한 시도해보고 좋은 성과 내고 싶다” [오!쎈 경산]

손찬익 2024. 11. 7. 0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경산, 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 /what@osen.co.kr

[OSEN=경산,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좌완 백정현(37)이 비시즌 미국으로 한 달 동안 개인 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백정현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 도중 김헌곤의 강습 타구에 오른손을 맞고 굴절되어 왼쪽 눈 부위를 맞았다. 백정현은 그대로 쓰러졌고 타자 김헌곤도 마운드로 달려가 백정현의 상태를 확인했다. 백정현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검진 결과 오른손 엄지 미세 골절 및 왼쪽 눈두덩이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플레이오프는 물론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6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백정현은 여전히 오른손 엄지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많이 좋아졌다. 하체 운동 열심히 하고 손가락에 부담이 안 되는 범위 안에서 상체 운동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 잔치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은 백정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쉬웠을 터. 하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팀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닌가”. 

[OSEN=잠실, 조은정 기자]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LG는 임찬규를, 방문팀 삼성은 백정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1회말 삼성 선발 백정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8.01 /cej@osen.co.kr

김헌곤은 “(백)정현이 형이 눈이 크게 부은 상태에서 ‘난 괜찮다’고 저를 감싸줄 때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그 말 덕분에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정현이 형을 위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백정현은 “헌곤이는 나이 들어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걸핏하면 울먹거린다”고 웃어 보였다.

동료들이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때 백정현은 부상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TV 중계를 빼놓지 않고 챙겨봤던 그는 “경기를 보면서 ‘이 상황에 내가 등판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봤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게 2등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저 또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백정현은 “예전부터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 가서 이것저것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한 달 정도 운동하고 공부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백정현이 방문팀 KIA는 황동하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08.31 / foto0307@osen.co.kr

은퇴 시기가 머지 않은 베테랑 선수가 자비를 들여 해외 훈련을 떠나는 게 흔치 않다. 그만큼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백정현은 “미국에 가서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투구 메커니즘은 물론 구종 연마에 대해 많이 배울 생각이다. 그동안 혼자 동영상을 보면서 구종을 익혀왔는데 이론적으로 알고 하면 더 낫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은퇴 후 지도자가 되고 싶은데 제가 경험한 부분을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이론적으로 확실히 알고 가르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정현은 또 “통역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데 아직 못 구했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독서가 취미인 백정현에게 요즘 책을 즐겨 읽는지 물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본다. 불교 관련 서적은 물론 물리학에 대한 책도 읽는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평소 후배들의 든든한 멘토로 잘 알려진 백정현은 “힘들어하는 후배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하지만 그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책을 선물하곤 한다. 읽고 안 읽고는 그의 몫”이라고 밝혔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095 2024.08.24 / foto0307@osen.co.kr

2021년 12월 삼성과 4년 최대 총액 3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백정현은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아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난 8월 31일 대구 KIA전 선발로 나서 1⅔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이겼다면 1위 도전도 가능했을 텐데 패하는 바람에 2위로 굳혀지는 분위기로 흘러갔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백정현은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스텝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끝낼 게 아니라 최대한 시도해보고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침대 머리맡에 야구공을 두고 갑자기 영감이 떠오르면 혼자서 변화구 그립을 잡기도 한 백정현은 “시즌 후반 들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기존 구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언제부턴가 슬라이더 헛스윙이 늘어났다. 지금껏 우타자 헛스윙 유도는 거의 없었는데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씩 웃었다.

1라운드 신인 배찬승은 백정현을 롤모델로 꼽으며 “백정현 선배님의 위기 관리 능력과 변화구 완성도를 닮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백정현은 “제가 어릴 적보다 가지고 있는 게 훨씬 더 좋다. (능력을 인정받아 프로 지명을 받았기에) 지금껏 해왔던 대로 밀고 나가길 바란다. 휘둘리지 말고 자신을 믿고 하다가 안 되면 변화를 주면 된다”고 조언을 건넸다.

[OSEN=대구, 박준형 기자]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2차전 경기가 진행된다. 홈팀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로, 방문팀 LG는 손주영을 선발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2025 삼성 신인 배찬승이 기자회견에서 미소 짓고 있다 2024.10.15 / soul1014@osen.co.kr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