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대신… 쌓여 가는 인천 전통시장 ‘빈 점포’ [현장, 그곳&]

황남건 기자 2024. 11.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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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에 시설도 낡아 손님들이 갈수록 줄어요. 몇 년 새 문닫은 점포가 10곳이 넘어요."

소규모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시설이 낡아서 그런지 손님은 계속 줄어만 가고, 장사가 안되니 점포도 문을 닫는다"며 "시가 현대화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상인들은 자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지원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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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시장 등 16곳 매년 점포 줄어... 시설 낡아 손님 줄고 매출↓악순환
市, 아케이드 설치 등 지원한다지만... 대부분 영세상인 10% 부담 어려워
“형평성 고려, 자부담 비율 축소 검토”
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학익시장에 ‘점포 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황남건기자


“작은 규모에 시설도 낡아 손님들이 갈수록 줄어요. 몇 년 새 문닫은 점포가 10곳이 넘어요.”

6일 오전 11시께 인천 남동구 만수시장. 셔터를 내린 점포 2~3곳이 이어져 있었다. 빈 점포 유리문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곧 점심시간이지만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끌시끌한 흥정 소리는 들리지 않고 시장인데도 적막감만 흘렀다.

이곳에서 만난 반찬가게 주인 김민숙씨(64)는 “5~6년 전부터 손님들이 줄었고, 점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기 시작했다”며 “소규모 시장이라 아케이드(천장)도 없고 시설도 낡아 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간 미추홀구 학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시장 입구를 지나자 문닫은 정육점, 음식점 등이 보였다. 시장 통로엔 빨간 글씨의 ‘점포 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장을 보러 온 손님은 1명도 없었다.

옷 수선집 사장 김정자씨(79)도 가게 유리문에 ‘점포 정리’ 스티커를 붙였다. 그는 “워낙 시설이 낡고 소규모라 재개발 얘기가 나왔지만 흐지부지 끝났다”며 “이대론 버티기 어려워 곧 그만 둘 생각”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 소규모 전통시장이 시설 노후화 등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면서 점포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6일 오전 인천 남동구 만수시장에 셔터를 내린 점포 2곳 앞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황남건기자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관내 올해 기준 점포 수 100개 미만 소규모 전통시장은 23곳으로, 지역 전통시장(56곳) 중 41%를 차지한다.

소규모 전통시장 중 16곳(69.5%)은 점포 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 남동구 만수시장 점포 수는 지난 2018년 138개에서 올해 68개로, 서구 신거북시장은 120개에서 89개로 줄었다. 또 미추홀구 용일시장은 41개에서 24개로, 학익시장은 65개에서 49개로 줄었다.

시는 신청을 받아 아케이드 설치 등 시설 현대화를 지원하지만 상인들이 공사비의 10%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영세업자인 소규모 전통시장 상인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시설 노후화로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줄면 매출 악화로 이어지고 점포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소규모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시설이 낡아서 그런지 손님은 계속 줄어만 가고, 장사가 안되니 점포도 문을 닫는다”며 “시가 현대화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상인들은 자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지원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소규모 전통시장 상인들이 사업비의 10%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다만 다른 시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공사비 10%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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