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나홀로 형사고소 내지 경찰조사 받는 방법

김철민 변호사 법률사무소 율린

필자는 대전에서 형사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사인간의 크고 작은 갈등으로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는 일상 생활 중에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폭행, 명예훼손, 절도, 사기 등 다소 경미한 범죄와 관련된 것이 많다. 며칠 전에도 비슷한 범죄로 고소를 받아 경찰로부터 피고소인(피의자, 가해자)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상담을 한 사람이 있다. 상담자분은 경찰조사는 물론 부담스러운 형사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앞서 상담한 변호사는 형사변호사 비용을 1000만 원이라고 이야기 했고 전과자가 될 수 있다고 겁을 줘 급한 마음에 일단 계약서를 작성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상담자에게 경미한 범죄이니 변호사가 필요하지 않고 합의서만 제출되면 바로 종결되는 사건이니 혼자서 진행해볼 것을 권했다. 상담자는 혼자서도 충분히 경찰조사 등 형사절차를 진행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상담 전과 달리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위와 같은 사례가 많다 보니 지면을 통해서나마 관련 정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아래에서 초기 형사사건 발생시 고소인(피해자)으로서 경찰에 고소하거나 피고소인으로 고소를 받은 경우 추후 이루어질 절차에 대해서 단계를 나눠 설명하며, 실무자로서 일반적으로 인터넷에 공유된 정보 외에 더 많은 내용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고소장 접수=범죄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관련사실을 경찰에 알리며 수사 개시를 요청하는 단계다. 일반인들이 많이 오해하는 부분은 특정 고소장 양식이 필요한지, 특정 죄명이나 적용법조까지 정확히 기재해야 하는지다. 그러나 고소장은 그 형식이 중요한 것이 전혀 아니다. 따라서 인터넷에 공유된 고소장 양식을 써도 되고 양식을 직접 만들어도 된다. 그리고 특정 죄명이나 적용법조까지 정확히 기재할 필요는 없다. 죄명을 잘못 기재하는 경우 추후 경찰이 바로 잡아준다. 다만 고소장에는 ①인적사항(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과 ②구체적인 피해사실 두가지 요소는 반드시 기재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소장 접수시 반려 당할 수 있다.

◇고소인 조사=고소장은 단순히 경찰의 수사 개시를 요청하는 문서에 불과하다. 고소장만 제출해놓고 고소인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몇 장의 고소장만으로 경찰이 복잡한 사건을 상세히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은 고소인을 경찰서로 불러서 피해사실에 대해서 상세히 물어보고 설명을 듣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고소인 조사'라고 한다. 이 과정이 고소인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소인 조사시 경찰에 최대한 협조하고 필요한 증거들을 미리 준비하여 제출할 필요가 있다.

◇피고소인 조사=대개 경찰로부터 고소를 당했으니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으며 피고소 사실을 알게 된다. 잘못된 고소나 오해가 있는 경우라면 조사일정을 미루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미리 고소장을 열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보공개포털 사이트에서 고소장 정보공개신청을 하면 10일 이내로 고소장을 열람하게 해준다(고소인조사 내용은 열람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미리 고소장에 기재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 논리적으로 반박할 직·간접적인 증거들을 수집해 피고소인 조사에 임해야 한다. 시간 순서대로 주요 사실관계를 나열한 후 사실여부를 살피고 이와 관련된 증거들을 준비하면 된다.

경찰은 위와 같은 일련의 절차와 추가적인 수사를 종합해 검찰로의 사건 송치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형사사건에 휘말릴 수 있으니 위와 같은 내용을 미리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민 변호사 법률사무소 율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