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영부인’ 된 김건희 여사…‘아내 활동 중단’ 요구 앞 尹의 선택은?

박성의 기자 2024. 11.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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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여사 활동 정면 중단” 유승민 “여사 귀양·유배 보내야”
친윤계는 반발…이철규 “외교 활동은 대통령 배우자 책무”
野 ‘김건희 특검 수용’ 압박 속 7일 기자회견에서 尹 입장 주목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예고한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논란'에 어떤 답을 내놓을 지에 쏠린다. 그간 윤 대통령은 '박절하지 못했다'면서도 '불법은 없었다'며 아내와 관련된 논란을 방어해왔다. 그러나 이후 김 여사를 바라보는 민심이 악화되면서 여당 지도부에서도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따라 여당 내 '김건희 특검 이탈표' 규모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3년 7월13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폴란드의 무명용사 묘지를 방문하고 있다. ⓒ시사저널 사진자료

한동훈도 등 돌렸다…커지는 與 '여사 활동중단' 목소리

윤 대통령은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이어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회견 시간이나 질문 분야·개수 등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언론 공지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은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와 관련된 논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른바 '명태균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공천개입' 의혹 등을 제기한 상태다. 그간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논란에 "불법은 없었다"며 대응을 자제해왔고, 여당도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권 내 기류가 바뀌었다. 한국갤럽 기준 정부‧여당 지지율이 동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그간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온 한동훈 대표는 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와 김 여사의 외부 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자신이 주장한 '특별감찰관 임명'만으로는 현 정부 여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여사가) 중요한 외교 무대까지도 참석하지 말아야 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개인적으로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동훈 대표가 말하는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은 전면적인 중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 대표는) 그것이 지금의 민심을 담아낸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를 겨냥해 '유배나 귀양을 보내야 한다'는 보다 수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김건희 특검'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안 받아들이실 것 같기에 국민 절반 이상이라도 '그 정도면 됐다'고 될 만한, 김 여사에 대한 국정 개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옛날식으로 이야기하면 어디 유배나 귀양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계는 '여사 비호'…尹선택에 '與 특검 단일대오' 금 갈수도

'김 여사의 활동 중단' 요구에 친윤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기소조차 되지 않은 영부인에게, 사적 활동뿐 아니라 공적 활동까지 중단하라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란 설명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여사의 동행 여부는 오로지 외교 방문의 격이라든가 현지 일정 등 외교 일정을 상세히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며 "정상 외교를 정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의 일부는 국민들이 당연히 알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다수가 괴담 내지는 왜곡된 유튜버나 정치인들의 마구잡이 발언으로 인해 발생한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라고 주장했다.

'외교나 의전 부분은 김 여사가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엔 "개인적으로 그렇다. 공적으로 당연히 해야 할 책무가 있다"라며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당연히 국민들이 기대하는 활동의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지난 정부의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타지마할을 방문했다"라며 "이 외에도 대기업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서 사실상 정치 행위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취재에 따르면, 대통령실 내부 분위기도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은 어렵다'에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영부인의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만약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국민 눈높이'와 괴리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 관련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28일 국회에서 재표결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동훈 대표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여권 내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이후에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당의 대응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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