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는 221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8.9배나 10월 환자 수 늘었다··· 왜?
호흡기 질환인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이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지난달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를 보면, 백일해 환자 수는 지난 10월 5980명(잠정통계)으로, 지난해 27명보다 약 221배 많았다. 지난 10월(40~43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 수는 39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0명의 8.9배 수준이었다.
최근 10년간(2015~2024) 환자 수를 보면 백일해의 경우 직전 유행 시기인 2018년(980명)보다 올해 환자 수(11월6일 기준)는 30.8배 많은 3만247명이었다. 마이코 플라즈마 환자는 직전 유행 시기인 2019년(1만3479명)보다 1.7배 많은 2만2656명이 발생했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주로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며,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을 정도로 발작적인 기침과 ‘웁’하는 숨소리를 보이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의해 발생하며, 학령기 아동 및 젊은 성인층 폐렴의 주요 원인이다. 가벼운 감기 증상에서 시작해 인후염·기관지염으로 이어지고, 일부는 중증의 비정형 폐렴으로까지 발전한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역대급으로 유행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유행 주기가 지연된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통상 백일해는 3~5년을 주기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4년 정도를 주기로 자연적으로 유행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인해 2020~2023년에 유행 주기를 건너뛰었다.백일해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지난해 중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질병청 김동근 호흡기 전담팀장은 “환자 수가 줄어드는 뚜렷한 추세가 관찰되진 않고 있어서 아직 두 질환이 유행 중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시기를 거치면서 PCR 검사법이 발전해 많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도 환자 수 폭증의 원인 중 하나다. 예전 같으면 감기로 지나치고 세균성 감염병 진단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환자들도 통계에 잡히는 것이다. 질병청은 지난 6월 마이코 플라즈마 유행주의보를 최초로 발령하면서, 호흡기감염증을 진료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를 포함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항원검사를 적극 활용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한국은 백일해 예방접종률이 높고 비교적 초기에 진단돼 치료를 받기 때문에, 백일해에 걸린다고 해도 발작성 기침이나 ‘웁’ 소리같은 심한 증상을 겪는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지난 2011년 이후 사망자 집계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1명도 없다. 영국의 경우 올해 백일해 환자가 1만3000여명 발생해, 영아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외출 후 손 씻기, 예방접종 대상자는 접종 시기에 맞춰서 접종하기 등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또한 발열 및 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필요 시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을 권고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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