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피스텔 시공 철회… 롯데건설, PF 사업장 선별 착수

이화랑 기자 2024. 11. 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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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그룹 재무 전문가 출신의 박현철 부회장(대표이사)을 주축으로 개발사업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장의 시공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통상 건설업체가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경우 시공권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22년 레고랜드 채무불이생 사태로 일시에 자금경색이 발생해 계열사 지원을 받았지만 올 초 그룹의 신용보강 없이 회사채를 발행했다"면서 "이번 사업 구조조정은 해당 사업장들의 사업성을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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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 사업성이 낮은 지방 사업장에 대해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사진은 대전 도안지구에 들어선 아파트단지 모습이며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롯데건설이 그룹 재무 전문가 출신의 박현철 부회장(대표이사)을 주축으로 개발사업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초기 투자 비용의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사업성 낮은 사업장을 접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9월 대전 유성구 도안지구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포기했다. 해당 사업은 도안지구 35블록 사업장에 지하 4층~지상 47층 1041실 오피스텔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도급금액은 약 2800억원이다.

롯데건설은 토지 확보 과정에서 시행사 도안미래홀딩스에 약 300억원의 후순위 대출 보증을 제공했다. 시공권을 포기함에 따라 보증액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3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도안미래홀딩스는 2021년 약 1000억원의 고금리 브리지론(인·허가 전 토지 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대출 만기를 연장했다. 최근 대출 만기가 다시 도래하며 리파이낸싱(재대출)을 추진했으나 롯데건설의 사업 포기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도안미래홀딩스에 토지 자금을 빌려준 신한캐피탈 등 금융회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해당 브리지론 전체가 기한이익상실(EOD)로 부도 상황에 놓였다. 지난 9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보증 규모는 4조3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며 "3개월 전부터 금융회사들과 사업 진행 여부를 협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출만 연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과감히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방사업 포기하고 선별 수주


사진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조감도. /사진=전주시
롯데건설이 신용공여를 제공한 전북 전주시 대한방직 부지 개발사업도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해당 사업의 시행사 자광은 공동주택(아파트) 3000가구와 450m 높이 전망타워, 백화점, 쇼핑몰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대출 약정을 이행하지 못해 EOD 위기에 도래했다.

롯데건설은 자광이 해당 부지 매입을 위해 2347억원의 대출을 받을 때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지난달 대출 만기가 도래하며 1046억원을 대리 변제했다. 롯데건설은 자광의 담보물을 처리해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장의 시공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통상 건설업체가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경우 시공권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롯데건설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사업성 분석 후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 참여 의향을 밝힌 지 8년째인데 건축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아서 사업성을 평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행사는 대주단과 사업 정상화 방안에 대해 협의중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고금리로 분양경기가 악화되자 올 2월 롯데지주 핵심 계열사가 중심이 된 '프로젝트 샬롯' 펀드를 통해 2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받은 바 있다. 그러나 롯데지주가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롯데케미칼도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22년 레고랜드 채무불이생 사태로 일시에 자금경색이 발생해 계열사 지원을 받았지만 올 초 그룹의 신용보강 없이 회사채를 발행했다"면서 "이번 사업 구조조정은 해당 사업장들의 사업성을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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