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민주당 패인 분석…"엘리트화 되면서 노동자 지지 잃어"[트럼프 당선]

전통적 지지층이던 노동계급 지지 잃어 농촌 격차 상쇄 못 해
늦게 물러난 바이든 탓하는 목소리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된 6일(현지시간) 새벽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이 해리스 모교인 워싱턴DC 하워드대에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도중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굳은 얼굴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4.11.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대선 패배로 민주당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패배 원인을 되짚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너무 엘리트 이미지가 강해져서 노동자층의 지지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자 기사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실의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패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에게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한때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노동자 계급과 유색인종 등의 지지를 잃었고, 그 결과 농촌 지역에서 발생한 공화당과의 큰 격차를 상쇄하지 못했다.

WSJ는 민주당이 너무 엘리트화돼 노동계급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능력을 잃은 게 아닌지에 대한 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이자 조 맨친 상원의원의 참모를 지냈던 크리스 코피니스는 WSJ 인터뷰에서 "지난 4년간 노동자와 중산층은 트럼프를 파괴한다는 당의 의제가 아닌 자신들의 문제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나라 엘리트들은 듣지 않으려 했고, 모든 유권자들을 소외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어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격전지를 휩쓸고 일리노이와 뉴저지 등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격차를 좁혔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참모인 파이즈 샤키어는 "우리는 노동자층과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들에게 '당신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전략을 추구했다"고 자조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8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에서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UAW 조합원들을 상대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8.09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와 관련해 민주당 안에서도 계파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중도 세력은 민주당이 경제·범죄·이민 문제를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중도 유권자들이 꺼리는 트랜스젠더의 권리 등 일부 진보적 의제를 피하고 싶어 한다.

반면 진보 세력은 민주당이 새로운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거나 트럼프 쪽으로 이탈한 유권자들을 되찾으려면 당이 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당이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보다 포퓰리즘적인 접근 방식을 수용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WSJ는 고령 우려와 당내 압박에도 6월 토론에서 트럼프에 패배하고 7월 21일에야 물러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물러나면서도 해리스를 후계자로 빠르게 지명했는데, 민주당은 공개경쟁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할 기회를 잃었다. 그리고 해리스는 선거운동을 준비할 시간이 100일 남짓밖에 없었다.

한편 WSJ는 해리스의 패배로 2028년 대선에 민주당 주지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꼽힌다.

이 밖에도 WSJ는 민주당 내 진보성향 인사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 △제이미 래스킨(메릴랜드) 하원의원 △로 카나(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도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 해리스까지 고배를 마셨기에 민주당에는 또다시 여성 후보를 또다시 내세우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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