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올인’한 머스크, 이번 대선의 최대 승리자됐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11. 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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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얻을 혜택 살펴보니
AI·우주·전기차 등 모든 분야에서 이득
대선 다음날 테슬라 주가 15% 폭등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선에서 승리가 확정된 가운데, 이번 대선을 또다른 ‘최대 수혜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에 전부를 건 머스크의 도박이 성공했다”고 했고, 악시오스는 “일론 머스크는 끊임없이 이기기만 했다”고 평가했다.

대선 다음날인 6일 오후 2시 30분(미 동부시각)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 대비 15%에 가깝게 폭등한 2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대선 당일 3.54% 상승 마감한데 이어 당선이 확정된 후 추가로 큰 폭 상승하며, 지난 10월 27일 기록했던 52주 최고가(273.54달러)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테슬라 직원은 “급여로 받았던 테슬라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며 하루만에 자산이 6만 달러(약 8400만원) 불었다”고 했다. 이미 ‘세계 1위 부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머스크의 자산 역시 하루만에 200억 달러 가깝게 늘어났다.

트럼프 공개 지지에 나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공신’ 중 한명으로 꼽힌다. 글로벌 3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X를 소유하고 있는 머스크는 이를 활용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쳤고, 트럼프 당선을 위한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운영하며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지급하는 복권 행사를 추진하기도 했다. 머스크를 연방정부에 개혁 권고안을 제안하는 ‘정부효율성위원회’의 수장으로 두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는 대선 다음날 새벽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를 “최고의 천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머스크, 사업상 막대한 이익 가시화

트럼프의 당선으로 머스크가 사업상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머스크는 자신이 정부효율성위원회를 이끌게 될 경우, 인공지능(AI), 우주탐사, 전기차 등에 대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했었다. 이는 그가 이끌고 있는 xAI, 스페이스X, 테슬라 등 주요 기업에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커다란 호재가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테크 업계에선 머스크와 앙숙 관계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한 그의 AI 경쟁자들은 트럼프 당선에 부쩍 긴장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올트먼와 함께 오픈AI를 설립했지만, 경영권 분쟁에 패하며 오픈AI를 떠났다. 생성형AI가 커지며 머스크는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xAI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폴리티코는 AI와 관련해 머스크는 백악관의 강력한 규제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 팟캐스트에서 “적어도 심판처럼 AI와 관련한 기업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아는 제3자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가 이 역할을 자처하며 오픈AI·구글·앤스로픽 등의 사업에 관여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선두주자들의 걸음을 늦추는 사이 xAI의 역량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위성통신 사업인 ‘스타링크’ 등에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스타링크에 할당됐었던 8억 8500만 달러의 보조금이 무산되며 크게 분노한 적이 있다. 머스크는 당시 보조금 수령을 무산시킨 연방법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추측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자동차·로켓제조 업을 이끌고 있는 머스크는 노조의 세력 약화를 노릴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머스크는 노조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그는 한때 바이든의 노조 지원을 자신의 우경화의 동기로 꼽기도 했고, 테슬라를 유일한 노조 없는 자동차 제조 기업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및 ‘풀 셀프 드라이빙(FSD)’기능에 숱한 사고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정부 기관의 조사 역시 트럼프 행정부에서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CNN은 “트럼프는 중국에 더욱 가혹해질 것이고, 중국에서 40% 이상의 부품을 조달하는 테슬라에겐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질수도 있다”고 했다. 여기다 트럼프는 전기차 보조금을 없앨 가능성이 크기도 하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7월 X에 “보조금을 없애면 테슬라에게 도움만 될 것”이라며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구설수 많던 X, 규제·처벌 피하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머스크의 기업으론 X가 거론되고 있다. 머스크가 X(당시 트위터)를 인수한 후 X는 플랫폼 신뢰·안전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대거 해고하며 허위 정보가 인터넷상 확산되게 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럼프 지지를 위해 지난 2020년 트럼프가 패배했던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 등 음모론을 직접 확산시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CNN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에선 X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머스크는 개인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도 있을것으로 보인다. ABC뉴스는 “머스크가 정부 효율성 위원회”의 수장이 될 경우 그는 (이익 충돌 방지를 위해)자신의 회사의 상당 부분 지분을 매각해야할수도 있다”고 분석하며, “이런상황에서 머스크는 연방세법 1043조를 활용해 자산 매각에 대한 자본 이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수천억 달러 수준의 세금을 절약할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세법 1043조는 부자들의 정치 참여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한 법으로, 공직을 위해 자산을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모두 이연할 수 있게 한다. 포천지는 “머스크가 주식 매각 수익금을 다른 펀드에 투자할 경우, 이 자산을 매각할때까지 세금은 기술적으로 이연된다”며 “그가 그 자산을 절대 팔지 않을 경우 이 이연은 사실상 영구적인 것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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