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소기업 수출 동력 끊기나"…中企계 '트럼프 리스크' 촉각

김형준 기자 2024. 11. 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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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수출국 美 관세 우려 커져…"수출 448억 달러 감소 전망"
"동맹국 中 수출 막을 수도…대 중국 수출 대비 필요"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연설 생중계를 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추가 관세를 부여하겠다며 수출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강경 태세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수출과 중국 수출이 동시에 위협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며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고 여러 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한 '국경'은 물리적인 국경 장벽에 더해 수출 장벽과도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수입품에 대해 10%가량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후 글로벌 관세정책을 실행할 경우 한국의 총 수출액은 최대 448억 달러가 감소하고 실질 GDP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보편적 관세 부과 이후 대체 수요에 대한 대응이나 수출 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대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국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보면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284억 7000만 달러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중 미국 수출액은 45억 5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의 미국 수출은 'K-뷰티'가 견인하고 있다. 3분기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3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6% 증가했다. 하지만 관세가 발목을 잡게 된다면 이제 훈풍을 타게 된 K-뷰티의 성장 동력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K-뷰티 등 중소기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한국이 수출 흑자국이라는 이유로 FTA 재협상 등을 통해 관세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대기업과 함께 미국으로 진출한 중소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대 중국 수출도 여러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지난 재임 시절에도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며 미중 무역갈등을 계기로 '신냉전' 흐름까지 만들었던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임기에서 중국과 사실상 '관계 단절'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자동차에 관해서는 최대 2000%의 관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과 중국의 '변화된' 관계를 동맹국가가 모두 따르도록 강하게 압박했던 전력이 있다. 재임시절 '통상 안보'를 내세우며 중국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우리나라와 캐나다, 일본, 호주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2위 국가라는 점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대(對) 중국 3분기 수출액은 43억 6000만 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강력한 보호무역 입장을 취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통상 안보를 내세우며 동맹국들의 중국 수출을 억제한다면 중소기업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추 본부장은 "트럼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관세 정책을 펼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미국 만큼이나 중국 시장도 중요한데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못하게 막을 가능성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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