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생명표 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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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표라는 게 있다.
지난 여름 경기일보 기자들이 땀나게 뛰어다니며 취재한 결과 아이들이 발암물질 놀이터 위에서 뛰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른이 된 아이들에게 원망을 듣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손을 봐야 한다.
아이들이 발암물질에서 벗어나 생명표가 보여준 수명보다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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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표라는 게 있다. 한국에서 사람이 나고 죽는 일에 대해 국가가 조사해 발표하는 자료다. 조사 당시 태어난 출생아들이 앞으로 몇 살까지 살고 어떤 원인으로 삶을 마감할지를 예측한다. 통계청이 작성한 2022년 표가 최신이다. 자료를 보면 2022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약 82년이다.
주요 사인은 암이다. 여러 요인 중 18%로 가장 높다. 암이 없다면 기대수명은 3년 넘게 증가한다. 2022년 사망 원인 통계만 봐도 악성 신생물, 즉 암이 사망 원인 1위다. 한창 뛰어놀 아이들을 암과 연결하는 것은 꺼림칙하다. 두 단어를 함께 배열시키고 싶지 않지만 현실에서 그런 법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 여름 경기일보 기자들이 땀나게 뛰어다니며 취재한 결과 아이들이 발암물질 놀이터 위에서 뛰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충격적이었다. 특히 부모들이 분기탱천했다. 기자들은 유럽으로 건너가 대안을 찾았고 국정감사에도 알려졌다.
그러던 11월 첫날,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발암물질 놀이터의 직접적인 당사자이자 미래의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나타났다.
유치원생들은 어른들 앞에서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는 피켓을 들고 섰다. 아이들은 피켓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을 것이다. 암이, 발암물질이 뭔지도. 단지 놀이터에서 못 논다는 게 억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언젠가 사실을 깨닫는다.
발암물질 놀이터는 이제 해결해야 한다. 어른이 된 아이들에게 원망을 듣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손을 봐야 한다. 아이들이 발암물질에서 벗어나 생명표가 보여준 수명보다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말이다.
민현배 기자 thx-21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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