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중인 딸 생활비, 미리 부쳐야 하나”…불안해진 원화값 [다시 트럼프 시대]
강달러 이어지면 원화값 추가 하락
약한 韓경제 체력 악화 우려
“관세 문제로 수출 타격 불가피”
재정적자에 산업동향 불안까지 가중
선거 결과, 한은 통화정책에도 영향
6일 달러당 원화값이 6일 1400원까지 근접한 것도 이러한 시장의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이날 원화뿐만 아니라 엔화, 위안화 등의 대부분의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럽시장에서도 장 개장과 함께 유로, 파운드 등이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의 달러대비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전날 대비 1.6%가량 오르며 105를 넘어섰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오후 3시 30분 1396.2원에서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원화값이 14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 16일이 마지막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법인세·소득세 감세와 관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법인세와 소득세 같은 내국세를 깎아주는 조치, 관세를 올리는 조치는 미국 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이나 개인이 세금을 덜 내거나 수입품 가격이 비싸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게 되고 이 결과로 달러가 강해질 것이란 논리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원화값의 지속적인 하락이 가뜩이나 기초 체력이 약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재정 적자와 수출 증가세 둔화를 겪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가 실현되면 관세 문제가 가장 심각해질 것”이라며 “중국에 고관세를 매기고 한국엔 저율관세를 적용하면 일견 유리한 부분도 있겠지만 한국이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만만치 않아 수출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율관세라도 부과된다면 미국 내 상품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 산업 생산 동향도 위태로워 이중·삼중고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 8월 전월보다 1.3% 증가했지만 9월에는 0.3% 감소했다.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8월에는 1.7% 늘었지만 9월에는 0.4% 줄어들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국내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한은의 금리 결정에도 제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8일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 하에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연다. 6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뤄질 기준금리 결정까지 포괄해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원화값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번 회의에선 구두개입과 물량개입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관리 하에서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로 하락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은의 올해 마지막 통화방향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3년 2개월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내놓은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금리 정책 방향성)에선 금통위원 절대 다수가 향후 3개월 간 동결이 바람직한 의견을 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원화값에 대한 하방 압력에 거세지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점이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OMC가 이달과 다음달 모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다소나마 한은의 부담을 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될 경우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는 줄어든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물가 오름세 완화, 가계부채 증가 폭 축소, 경기 둔화 우려에도 10월 금리 인하 효과의 점검 필요성, 최근 높아진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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