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에 관세 20%” 美 무역장벽 더 높인다

[다시 트럼프 시대] ‘새로운 미국 산업주의’ 내걸어

지난달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공약 핵심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고율 관세 부과 등을 통한 ‘새로운 미국 산업주의(New American industrialism)’이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35%에서 21%로 내린 법인세율을 미국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로 15%까지 낮춰 미국에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와 금융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예고하고 있다. 연방 소득세를 낮춰 소비자 지갑을 두껍게 하는 대신, 관세를 올려 감세로 인한 재정 적자를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수입품에 10~20%의 일률적인 관세를, 이 중 중국산에는 평균 60%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적신호다.

그래픽=박상훈

트럼프 2기 정부가 모든 나라에 20% 관세를 매기고, 한국이 대미국 수출 전선에서 다른 국가에 판판이 밀리는 최악의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이 연간 448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이다. 연간 수출의 6~7%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너무 비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때 미국 관세율 수준은 1.5% 정도에서 3% 수준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관세 인상은 수입 물가를 올려 인플레이션과 저소득층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2기 때도 관세 인상에 신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미국에 대해 상당한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압박은 심해질 수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대미 흑자는 399억달러로, 트럼프 1기 첫해인 2017년의 흑자 규모(178억달러)를 크게 넘는다.

트럼프 공약의 전반적인 기조는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비영리 재정 연구 단체 CRFB는 트럼프 승리로 향후 10년간 추가 재정 적자 규모가 7조5000억달러(약 1경원)일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이 재정 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채를 찍어내면 국채 가격은 하락(국채 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달러 가치는 올라간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