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원의 외손(外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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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의 일은 고모에게, 외가의 일은 이모에게 물어보라는 옛말이 있다.
어린 시절 고모님 두 분과 이모님 한 분이 계셨다.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을 두고 한문책을 보시던 고모부는 무섭기까지 했다.
이모는 한평생 일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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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의 일은 고모에게, 외가의 일은 이모에게 물어보라는 옛말이 있다. 어린 시절 고모님 두 분과 이모님 한 분이 계셨다.
큰 고모는 왠지 어렵고 고모부도 낯설었다. 춘천 남면 발산리 고모댁을 찾으면 반갑게 맞아주셨다. 하지만 엄한 선친을 꼭 닮았던 고모 앞에만 서면 위축됐다.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을 두고 한문책을 보시던 고모부는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서 고종사촌 누나들을 졸졸 따라 낮에는 산과 들로, 밤에는 이웃집으로 마실을 갔다.
춘천 동내면 거두리 이모댁은 내 집처럼 늘 편안했다. 음식 솜씨가 좋았던 이모는 이것저것 만들어 어린 조카를 알뜰하게 먹였다. 이모부도 대청마루 한가운데 걸려 있던 갓 쓴 할아버지 사진의 표정처럼 늘 넉넉한 웃음으로 반겼다. 이모네 과수원은 낙원이었다. 놀이터이자 맛난 제철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보물 창고였다.
이모는 한평생 일이 참 많았다. 이모네는 외가의 친정 역할도 했다. 막내 외삼촌 결혼식이 이모댁 앞마당에서 열렸다. 일가 친척을 맞이하고 그분들이 먹고 잘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도맡았다. 선친의 임종을 앞두고 이모는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실 때 입을 옷을 엄마와 밤새 한 땀 한 땀 지으셨다. 벌써 33년 전의 일이다.
이제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이모와 이모부도 모두 돌아가셨다. 검은 단발 머리에 여고를 다니던 이종사촌 누나도 어느새 반백의 촌부가 됐다. 되돌아보면 어린 시절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받았던 온돌같은 은근한 사랑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외갓집 식구들이 먹이고 돌보며 알뜰살뜰 키운 외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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