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낭종 추적 관찰하면 암 조기 발견 가능

박준성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2024. 11. 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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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진료실 이야기]
췌장암 모식도./서울대병원

요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췌장에 낭종(물혹)이 발견됐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며 진료실을 찾는 이가 많다. 췌장은 위장 뒤, 등뼈 바로 앞에 있는 기다란 모양을 가진 약 20cm 길이 장기다. CT나 초음파 검사를 통한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며 췌장 낭종이 발견되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서울대병원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인구의 약 2.2%에게 췌장 낭성 종양이 있다. 이를 크게 암으로 변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는 게 중요한데, 점액성 종양, 췌관 내 유두상 점액 종양, 고형 가성유두상 종양은 암으로 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낭성 종양이다. 장액성 낭종은 대표적인 양성 종양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췌장 낭성 종양은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아서, 낭성 병변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2023년에 개정된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악성 가능성이 없는 췌장 낭종의 경우, 크기가 2cm 미만일 경우 6개월 후 추적 검사에서 크기 변화가 없으면 18개월마다, 2~3cm인 경우에는 6개월 후 검사를 받고 크기 변화가 없으면 1년마다, 크기가 3cm가 넘는 경우는 6개월마다 추적 관찰할 것을 권유한다.

암으로 변할 수 있는 물혹이라도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고, 크기나 증상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당뇨병이 발생했거나, 췌장 낭종 크기 변화 등 악성화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수술한다.

많은 사람이 췌장 낭성 종양이 발견됐다고 놀라서 외래를 오지만, 대부분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가이드라인대로 추적 관찰을 잘하면, 설사 나중에 암으로 변했다고 하더라도 조기 발견 치료가 가능하니 지침을 잘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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