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밤’ 된 ‘선거의 밤’…표정관리하던 해리스, 결국 연설 취소[2024 미국 대선]
모교 하워드대학서 지켜봐
패색 짙자 휴대폰만 ‘만지작’
지지자들 실망감에 자리 떠
‘최초의 여성 흑인 대통령’ 탄생의 순간을 기대하며 5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와 지지자들의 표정은 빠르게 어두워졌다. 개표가 시작되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지지자들 사이에는 적막이 흘렀고, 애써 실망감을 감추던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가 유력해지자 연설을 취소했다.
AP통신과 CNN 등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투표가 마무리되면서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 하워드대학에서는 ‘선거의 밤’ 행사가 열렸다.
본격적으로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이곳에 모인 지지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기대하며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 대학 졸업생인 토니 머레이는 “해리스 부통령은 분명히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역사적인 밤에 함께하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워드대학은 이날 수업을 모두 취소하고 주변 교통을 통제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커다란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운동장에서 지지자들은 춤을 추며 환호했고,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가라앉았고, 자정 무렵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7곳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가져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한숨과 탄식이 터져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주저앉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스크린에 재생되던 CNN 개표 방송에서 한 진행자가 “오늘 밤은 2020년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과 비슷하다”고 말하자 해리스 캠프는 방송을 끄고 신나는 음악을 틀었다. 그러나 운동장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하나둘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침울한 분위기에 잠겼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마케다 호튼은 “당연히 실망스럽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집으로 돌아가 밤사이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대학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보며 연설할 예정이었던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단 기다려봐야 한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하던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2곳에서 먼저 승리하며 ‘매직넘버’ 확보에 가까워지자 연설 일정을 취소했다. 해리스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는 하워드대학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해리스 부통령 연설이 다음날로 연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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