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콘텐츠 된 노란색 비밀의 정원…에버랜드, 은행나무숲을 아시나요

김세형 2024. 11. 6. 22: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버랜드가 올해 처음으로 은행나무숲 산책 프로그램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11월 10일까지로 한시적으로 시범운영 형태로 선보였으며, 올해 참가자 모집은 지난달 18일 참가자 모집 2분만에 전회차가 마감됐다. 사진제공=에버랜드

혹시나 쿰쿰한 냄새 폭탄을 건드리지 않을까 이리저리 땅만 보고 한동안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다 잠시 고개를 드니 온통 노란색이 가득한 세상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은행나무가 여럿 모여 만든 풍경을 눈에만 담기는 아쉽다. 그래서 걷는다. 만추가 조금 지나 제법 쌀쌀해진 날씨, 푹신한 은행잎이 깔린 길을 걷다 보니 몸과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걸을수록 노란 풍경은 더욱 짙어졌고, 이게 가을을 진정으로 즐기는 여행의 맛이 아닐까 싶다.

◇은행나무숲 체험 프로그램은 하루 3회, 회당 30명까지만 참여할 수 있어 사람에 북적이지 않고 자신만의 가을 감성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특별함이 매력 요소 중 하나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이번 기회 놓친 아쉬움, 호암미술관에서 위로

에버랜드의 은행나무숲은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올해 처음으로 일반 방문객을 맞이했다. 정식 운영은 아니다. 일명 비밀의 은행나무숲 산책 프로그램으로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시적 형태로 진행된다. 에버랜드의 은행나무숲은 그동안 지금까지는 주로 신입사원 교육이나 기업 기념 행사, 고객 초청 이벤트 등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고 싶은 기업과 단체 중심으로만 개방됐다. 비밀의 은행나무 숲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방문객의 입소문이 났고, 여행을 꾀나 즐겼던 이들에게도 가을이면 가보고 싶은 곳에 항상 이름을 올린다. 제한이라는 요소가 상품의 가치를 더욱 높인 셈이다. 에버랜드가 단순히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반인 출입을 제한했던 것은 아니다.

◇은행나무숲에서는 치유 체험 일환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종자로 후손을 퍼뜨리는 은행나무는 새나 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은행 열매를 먹지 않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서식지가 확대되기 어렵다. 수도권에 위치한 에버랜드 은행나무숲은 그만큼 보존 가치가 크다. 이런 의미에서 그동안 일반인 출입 제한은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과 함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으로 제대로 된 웰니스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나름의 준비 기간을 둔 것이란 게 더욱 어울리는 표현이다. 최근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인 녹색관광 일환으로 정원과 식물을 여행 콘텐츠로서 최대한 빛나게 하고, 개인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힐링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한 웰니스 관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묻어난다.

◇은행나무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노란색 풍경은 더욱 짙어지고, 몸과 마음은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해지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일례로 비밀의 은행나무 숲 체험은 단순히 은행나무 숲길을 걷는 것을 넘어 치유 체험, 호암미술관 예술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매주 금·토·일에 하루 3회씩 진행되고 회당 최대 30명까지만 참여할 수 있는데, 지난달 18일 에버랜드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참가자 모집은 시작 2분 만에 전회차가 마감됐다. 은행나무 숲 체험을 즐기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호암미술관은 가을 단풍의 성지로 불린다. 보화문을 시작으로 미술관에 다다르기까지 울긋불긋 단풍이 가을 정서를 깨운다. 사진=김세형

올해 비밀의 은행나무숲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했다고 아쉬워 하기엔 가을은 아직 길고, 볼거리는 많다. 호암미술관의 희원을 걷다 마주하는 풍경은 예사롭지가 않다. 보화문을 들어서면 마주하는 매림은 봄의 화사함 대신 가을의 쓸쓸함을 닮았다. 매림과 죽림을 지나 마주한 호암정. 울긋불긋 오색 단풍이 새로운 가을 정서를 깨우고, 이후 다다르는 연못 '법연지'에서는 그 정서가 절정에 달한다.

◇호암미술관은 2025년 1월 19일까지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특별전을 진행한다. 사진=김세형

마침 예술적 감성을 채워줄 전시도 진행된다. 호암미술관은 내년 1월 19일까지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특별전을 진행한다. 니콜라스 파티는 파스텔화를 주로 선보이는 작가로 최근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는 스위스 출신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소장품을 참조하고, 그의 작업과 함께 병치하며 시대와 문화를 넘나드는 대화를 촉발합니다. 특히 장생과 불멸의 염원을 담아내는 '십장생도 10곡병', 김홍도의 '군선도'의 다양한 상징을 샘플링하여 상상의 팔선을 형상화한 신작 초상 8점도 선보였다.

◇호암미술관의 법연지 주변에는 단풍과 함께 가을의 추억을 남기는 이들이 많다. 사진=김세형

▶ 만족도 높은 경험혁신, 재미있는 넷제로 웰니스는 계속

비밀의 은행나무 숲 체험은 식물을 활용한 여행콘텐츠,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한 웰니스 콘텐츠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에버랜드는 숲, 정원 등 식물 콘텐츠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에버랜드의 다른 시설 이용 없이 오직 정원 체험만을 희망하는 고객들을 위한 전용 티켓인 '가든 패스'를 올해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지난 봄 하늘정원길(매화), 장미원 등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경험혁신아카데미에서는 에버랜드와 캐리비안 베이 뿐만 아니라 포레스트캠프, 은행나무숲, 분재원, 스피드웨이, 호암미술관 등 같은 단지에 위치한 체험 인프라를고객이 원하는대로 모듈화해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긍정심리학에 기반한 마음건강 관리 프로그램인 '비타민 캠프'와 비일상적 체험을 통해 리더로서의 인사이트를 확장하는 '리더십 캠프'도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경험할 수 있다. 에버랜드는 이큐브스쿨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에버랜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큐브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이큐브스쿨은 예비초등생부터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동·식물을 포함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즐겁게 체험하며 심도 있게 탐구)하고, 이를 통해 키운 통찰력으로 어린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에버랜드는 숲, 정원, 꽃, 분재 등 다양한 식물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은행나무숲 체험 다음으로는 분재원에서 평소 보기 힘든 분재를 설명과 함께 감상하고, 분재를 만드는 형태의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국내 여가문화와 인구구조의 변화 트렌드 속에서 오직 에버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