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보고 갑자기 쓰러져" 거미공포증이랬는데 결국 '이것', 무슨 일?
전 잉글랜드 축구 선수였던 에이미 카(33세, 골키퍼)는 어느 날 자신의 방에서 거미를 본 후 갑작스럽게 기절했다. 깨어나 보니 구급차에 실려 가고 있었다. 병원에서 의사는 단순히 거미 공포증(아라크노포비아, arachnophobia)으로 인한 극단적인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에이미는 평소 거미를 싫어하긴 했지만, 단순히 거미를 보고 기절할 만큼 공포를 느낀 적은 없었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미는 이후 두 번 더 비슷한 경험을 했다. 헬스장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기절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이전에 거미를 보고 기절한 상황과는 달랐기에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든 에이미는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았다.
2015년 2월, 에이미는 MRI 검사를 통해 자신의 뇌에 골프공 크기의 종양이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검사 결과,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뇌종양(brain tumor)이었다. 종양은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당시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술 과정에서 5%의 사망 위험이 있고, 마비 가능성이 45%에 달하며, 완전한 회복 가능성도 45%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에이미는 생사의 기로에 서서 수술을 결심했다. 수술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진행됐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몸을 마취했지만, 정신은 깨어있는 상태로 수술이 진행됐다. 에이미가 뇌가 깨어있는 상태로 뇌종양 수술을 받은 이유는 중요한 뇌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각성 뇌수술(awake brain surgery)'은 종양이 언어, 운동, 시각 및 인지 기능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가까운 경우에 시행된다. 수술 중 환자가 말을 할 수 있는지, 손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종양을 제거하면서도 환자의 기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 일주일 동안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처음 말을 시작했을 때는 학교 시절 배웠던 프랑스어 "comme ci, comme ça" (그저 그래)라는 표현을 썼다.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간신히 의사소통을 하다 하루 후 다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에이미는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을 받으며 암과의 싸움을 이어갔다. 처음 며칠 동안 극심한 구토와 피로에 시달렸지만, 그 모든 고통을 이겨냈다. 그러나 암과의 싸움은 신체 조정 능력과 성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에이미는 과거 잉글랜드 U17 및 U19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골키퍼로 16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있으며, 첼시, 아스널, 레딩 등 주요 클럽에서도 활약해 에너지 넘쳤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말조차 더 신중하게 해야 할 만큼 피로를 쉽게 느낀다.
현재는 암과의 투병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재활을 돕고자 결심한 에이미는 현재 건강 전문가 및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2023년 10월, 더블린 마라톤을 4시간 28초 만에 완주하며 뇌종양 연구 기금을 위해 2000파운드 이상을 모금하기도 했다. 에이미는 암 치료 후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거미를 보고 처음 기절했던 것 처럼,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한 낌새가 있다면 몸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바로 검사를 받아 볼 것을 당부했다.
뇌종양 있으면 발작 실신 비교적 흔해...이전에 괜찮았는데 갑자기 기절한다면
거미 공포증으로 기절하는 증상은 흔치 않지만, 극도의 공포 반응이나 공황 발작으로 인해 심리적 요인으로 일시적인 기절(실신)을 경험할 수 있다. 에이미의 경우처럼 초기 증상을 공포증이나 스트레스로 오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MRI와 같은 신경 영상 검사를 통해 뇌의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이미가 실신한 근본적 원인이 된 뇌종양은 뇌 조직이나 뇌 주변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세포 덩어리로, 양성(비암성)과 악성(암성)으로 나뉜다. 뇌종양은 특정 위치나 크기에 따라 뇌의 여러 부위에 압력을 가해 신경학적 증상과 다양한 신체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뇌의 특정 부위가 압박되면 시각 장애, 발작, 두통, 피로, 감각 이상, 또는 심리적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기절할 수 있다.
특히, 거미를 보고 기절할 만큼의 극단적인 반응이 단순한 공포로 설명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를 신경학적 원인이 있는 '발작'의 형태로 볼 수 있다. 뇌종양이 있는 환자에게는 주로 발작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종양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거나 압박하여 갑작스러운 전기적 활동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때 발작 증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거나 기절할 수 있다. 뇌종양 환자의 약 50%가 발작을 경험할 만큼 이 증상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두통이 나타날 때는 특히 아침에 두통이 심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수 있다. 집중력 저하, 혼란, 판단력 저하, 기억력 저하 등 뇌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종양으로 인한 뇌압 상승으로 메스꺼움과 구토를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뇌종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섬유종증, 결절성 경화증과 같은 유전성 질환이나 방사선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주로 손꼽힌다. 뇌종양은 위치와 성격에 따라 생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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