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추진해놓고 폐지라니…금투세 폐지는 1% 위한 부자감세"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입장을 '주식투자자 상위 1%를 위한 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진보정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결국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예도 아니고 폐지"라며 "민주당 정부가 추진하고 통과시킨 법안이 시행도 못 된 채 민주당의 손으로 폐기될 위기"라고 짚었다.
이어 "이 대표가 폐지시킨 것은 금투세만이 아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흔들릴 수 없는 조세정의도 함께 폐지됐다"며 "정치 신뢰도 폐지시켰다. 스스로 원칙을 허물고 가치를 배반하는 정치를 신뢰할 국민은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주식투자자 중 상위 1%만 금투세를 낸다는 사실을 이재명 대표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금투세 시행 조건으로 증권거래세가 지속적으로 인하되어 왔다는 사실, 대한민국 나라살림이 세수결손으로 엉망이 되었다는 사실, 수많은 경제학자들조차 금투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실,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보수언론과 부자들이라는 사실을 이재명 대표는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민주당과 이 대표는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수 서민이 아니라 소수 부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했다"며 "정치 전체의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자신의 집권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금투세를 통과시키는 데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30년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폐기로 인해 앞으로 다시 30년 동안 금투세 얘기를 꺼내기 어렵게 됐다"며 "주식시장이 좋을 땐 도입하고 주식시장이 나빠지니 폐기하는 법안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이제 누가 금투세 도입 주장을 귀 기울여 듣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조세 정의와 정치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입장 즉각 철회하고 예정대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를 폐지하면 마치 주식시장이 살아날 것인 양 투자자들을 위한 것처럼 포장했다"며 "그런데 어떤가? 이대표가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힌 날 코스피지수가 2% 오르는데 그쳤고 다음날인 어제는 오히려 0.47%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 고액투자자에 대한 과세를 면제해주기 위해 1500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소득이 높은 부자들(고액투자자들)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기 위해 국민을 피해자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미 부자들과 고자산가들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와 상속세 완화책 또한 검토한 바 있다"며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거대양당이 소수 부자들만 혜택을 보는 감세정책을 중산층 정책이라고 포장을 하고 부자감세에서 보조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민주당의 집권플랜도 부자감세를 통한 부자들의 나라인가"라며 "부자들을 위한 미래에 서민들은 거리로 나설 이유를 찾을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김지윤 녹색당 사무처장도 "금투세 폐지는 공정과세를 어기는 부자감세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을 허무는 조세 부정의(不正義)"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으로 당장 입장을 선회하시라. 아니면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강령부터 지우라"고 강조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민주당은 정책 안정성과 지속성, 그리고 국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며 "결국 내년부터 우리나라 코스피에는 어떠한 금융세제도 존재하지 않는 조세회피 공간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이러고도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냐. 가치와 이념을 모두 내팽개치고 대체 무엇을 위해 표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김 처장은 "대체 지금 민주당은 누굴 보고 정치를 하고 있느냐. 이래놓고 무슨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후위기를 대응하겠나"민주당의 실체를 이제 똑똑히 보았다. 이대로라면 서민과 중산층은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년 세법 개정을 도입된 금투세는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일정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0~25%의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금투세 시행 시기는 애초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 대표가 지난 4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혀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대통령, 트럼프에 "한미동맹 미래 밝게 빛날 것"
- 트럼프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 당선 영광 누리게 해줘 감사" 승리 연설
- 尹 대국민담화 앞두고 숨죽인 與…친한·친윤 모두 "기다려보자"
- 트럼프 당선 유력해지면서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미국 국채와 달러 가치도 뛰어
- "보수 정권, 위기 빠지면 전교조 공격하고 노조 혐오 부추겨"
- '트럼프 2기' 현실화에…대통령실 "미 新행정부와 안보태세 구축"
- NYT "트럼프 당선 가능성 95%"…트럼프, 경합주 7곳 중 3곳 승리 확정
- 선거 초박빙 예상됐는데…트럼프, 현재까지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우세
- "민주당이 추진해놓고 폐지라니…금투세 폐지는 1% 위한 부자감세"
- 미 대선 경합주 조지아, 개표 70% 넘긴 가운데 트럼프 앞서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