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국민 청력테스트

이노성 기자 2024. 11. 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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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평론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을 크게 3가지에서 찾는다.

실망한 중도·수도권·청년층 이탈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50%대에서 19%(한국갤럽)로 낙하하는 시발점이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힘 계파 재편에도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에겐 지지율 30%대 회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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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평론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을 크게 3가지에서 찾는다. 이른바 ‘선거연합’ 해체가 첫째다.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유승민·안철수는 물론 이준석까지 내쫓았다. 실망한 중도·수도권·청년층 이탈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50%대에서 19%(한국갤럽)로 낙하하는 시발점이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정치인으로 키운 ‘공정과 상식’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휘말려 형체를 찾기 어렵다. 여의도에선 “김 여사 이슈를 직언한 참모는 대통령 ‘격노’에 짐을 싼다”는 설이 파다하다. 집권당 대표가 김 여사 라인인 ‘칠상시’ 청산을 요구해도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소상히 알려달라”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뉴라이트 인사의 공공기관장 임명으로 촉발된 이념전쟁은 정치 혐오만 키웠다. 대안 없는 의료개혁은 정책이 국민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힘 계파 재편에도 영향을 미쳤다. 친윤계 일부가 탈윤 또는 친한동훈계로 돌아서려 하는 것이다. 낮엔 친윤이었다가 밤엔 친한계 행세를 하는 ‘주윤야한(晝尹夜韓)’도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의원은 최근 친한계 모임에 참석했다가 뒷말을 낳았다.

윤 대통령에겐 지지율 30%대 회복이 중요하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 찬성해야 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탄핵에 공감하지 않는다’가 71.1%였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은 탄핵 시점에 5%대까지 떨어졌다. 헌법재판소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파면했다.

윤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한다. 화두는 김 여사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녹취록’이다. ‘돌 맞을 각오’로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활로가 열린다. 내각·대통령실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담대하게 ‘김건희 특별검사법’까지 수용하면 민심이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과거처럼 “박절하지 못해서”라고 둘러대거나 국정 성과를 자화자찬하면 역풍만 부를 뿐이다. 잘못한 게 없는데 억지로 고개 숙인다는 인상을 주거나 사과인지 변명인지 헷갈리는 어휘를 구사한다면 최악이다. ‘바이든→ 날리면’이나 “김 여사가 말한 오빠는 친오빠”라는 식으로 국민 청력을 테스트한다면 남는 건 파국이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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