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거액 베팅한 머스크…'상당한 수혜'로 돌려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와 그의 회사인 테슬라, 스페이스X, xAI 등은 엄청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이번 대선에 머스크만큼 많은 것을 건 사람은 없다. 그는 자신의 슈퍼 팩(super PAC·개인별 기부 금액에 한도가 없는 정치자금 모금단체)을 통해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에 1억180만달러(1420억원)를 후원했고 트럼프의 유세 현장을 따라 다니며 지지 연설도 했다.
머스크 자신도 트럼프 당선에 자신의 명운을 걸었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엑스(X)에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민주당이 11월5일에 승리하면 나를 파멸시키려 모든 권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내 말을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됐다면 머스크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의 승인이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머스크가 트럼프에 베팅해 얻은 잠재적 수익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지난 9월5일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연방정부 전체의 재정과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 효율성 부서(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만들겠다"며 "머스크가 이 부서를 맡겠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지난 10월23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해 주별로 승인을 받는 것이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정부 효율성 부서가 만들어질 수 있고 여기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자율주행차 승인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는데 노동과 환경, 안전 등의 규제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승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정부 효율성 부서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 완화로 다각도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의 우주항공회사인 스페이스X 역시 환경 및 안전 규제와 관련해 우호적인 환경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와 공동으로 수행하는 사업이 많아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머스크의 지분이 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와 스페이스X의 사업상 관계는 더욱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인 엑스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친 트럼프 성향의 의견을 전파하는 통로로 유용하게 활용됐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사용자를 늘릴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다.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중국 수입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연간 약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는 생산거점이다.
중국 정부도 그간 테슬라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폭스바겐과 GM 등은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법인 형식으로 중국에 진출한 반면 테슬라는 외국 자동차회사로는 처음으로 단독 진출해 중국 사업과 공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될 경우 머스크가 양국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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