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2기 선택한 미국, 세계는 다시 격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4년 전 재선에 실패하고 다시 공화당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승기를 굳혔다. 막판 개표가 진행 중인 6일 오전 7시 현재 트럼프는 277석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과반을 충족했다. 공화당은 함께 치러진 상·하원 의회 선거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사법부에 이어 행정부·입법부까지 모두 차지하며 최소한 향후 2년간 트럼프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권자들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이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심판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저금리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제성장률 등 수치상 지표를 호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와 불평등 심화 등으로 서민들의 체감 만족도가 낮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이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폭주에 무기력했던 데 대한 아랍계와 진보진영의 실망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며 양국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공언했듯이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폐기하면 한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국제 공공재를 공급해온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며 세계 질서는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협력 체제도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가 곤혹스러워졌다. 윤 정부는 가치외교를 내걸고 바이든 정부의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진영 대결 구도에서 자유주의 진영의 맨 앞에 섰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액을 더 많이 지불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다. 트럼프는 1기 때처럼 북한 김정은 정권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 와중에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일에도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를 자랑하며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바탕을 둔 가치외교에 기반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아간 것을 그중 하나로 꼽았다. 트럼프 시대에는 이러한 경직된 이념 지향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윤 대통령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철저히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실용외교로 전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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